대전 서구 둔산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48)씨는 최근 찜통더위로 인해 밤잠을 이루지 못해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낮에는 폭염으로, 밤에는 열대야로 밤낮으로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소식에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도 큰 부담”이라고 했다.
찌는듯한 여름철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을 비롯한 지역 산업계도 곤욕을 치르기는 마찬가지다.
6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최근 낮 최고기온이 35℃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로 인해 지역 일부 제조업체를 비롯해 운송 및 택배업계, 타이어 전문점(매장)ㆍ차량 정비소 등 산업계가 '찜통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더욱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면서 전력수요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가정 및 산업분야의 전력수요 급증에 따른 정전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경기불황에 무더위까지 겹쳐 지역 경제가 더욱 위축될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대전에서 택시영업을 하는 박모(56)씨는 “올 여름처럼 무더운 여름은 평생 처음인 것 같다”며 “무더위로 인해 차량 연료비는 늘고 있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지 않아 경기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무더위가 장기화되면 호황을 누리는 기업보다는 불황을 겪는 기업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과 같은 폭염이 장기간 계속되면 지역경제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폭염으로 인한 지역 축산농가의 시름도 만만치 않다. 홍성에서 젖소를 사육하는 이모(52)씨는 “여름철에 폭염이 심하면 젖소는 사료를 잘 먹지 않는다”면서 “잘 먹지 않으면 결국 산유 능력이 떨어져 유량이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전ㆍ충남지역은 이번주에도 폭염경보가 이어지며, 당분간 낮 최고기온이 36℃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될 전망이다. 기상청은 낮에는 무더위가, 밤에는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산업계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력거래소는 6일 오전 10시 이후 전력 비상 체계 경보인 '관심'을 발령한데 이어, 오전 11시께 전력 비상 경보를 '주의'로 상향 발령했다.
전력 경보 주의는 지난해 9월 정전사태 이후 처음이다. 전력거래소는 휴가를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일부 산업체 등으로 인해 전력사정이 좋지 않다고 걱정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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