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도시농업으로 얻어지는 행복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호택]도시농업으로 얻어지는 행복

[시사 에세이]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 승인 2012-08-06 15:04
  • 신문게재 2012-08-07 20면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사)한국공공행정연구원 원장
국토해양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도시화율은 1960년대 39.1%에 불과했던 것이 1990년 79.6%, 2000년 88.3%, 2010년에는 90.9%로 급속하게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추이는 농촌에 비해 보다 많은 사회적 인프라가 집중돼 있어 살기에 편할 것 같은 도시의 단편적 특성 때문이지만, 이로 인한 심각한 교통문제, 쓰레기 문제, 먹을거리의 불안정성, 환경호르몬 발생, 열섬화 및 사회적으로 소외되는 계층 증가 등 도시생활을 둘러싼 온갖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많은 학자들이 도시를 보다 살기 좋은 공간으로 거듭나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모델의 대안을 연구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방안이 도시농업이다. 영국, 독일, 미국, 일본 등 우리보다 산업화가 먼저 이루어진 나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도시농업이 널리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 지난 5월 23일부터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전격 시행되었는데 이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이 법률은 도시농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자연친화적인 저탄소 도시환경을 조성하고 도시민의 정서순환 및 도시지역 공동체의 회복을 도모하여 도시민의 농업 농촌에 대한 이해를 증진함으로써 도시와 농촌의 조화로운 발전을 꾀함을 목적으로 한다. 도시중심사회의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도시농업의 활성화를 위한 꼭 필요한 조치이며 아래와 같은 몇가지의 특성에 따라 보다 현실화 할 수 있는 관심이 절실하다.

첫째, 도시농업은 자가 소비적이며 친환경 먹거리를 생산하는 특성이 있다. 즉 생산물의 판매를 위한 영농활동이 아니라 본인의 여가와 만족, 자가소비를 위해 생산되고 있으며, 참여자들의 대부분이 주말텃밭이나 상자텃밭에서 직접 재배해 가족이나 이웃들과 나눠먹는 것으로 인식해 무농약이나 친환경농법을 통해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농산물을 식탁위에 올려놓는 특성이 있다.

둘째, 장식적 특성이 있다. 도시농업은 도심공간이나 옥상, 자투리 땅 등 콘크리트 일색의 회색빛 도시를 녹색도시로 바꾸어 녹지공간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쾌적한 자연환경을 제공해 도시민들에게 정서안정은 물론 아름다움까지 제공하는 등 커다란 유익을 선사하고 있다.

셋째, 기능적 특성이 있다. 도시농업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받고 있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치유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취미로서의 도시농업활동을 통한 무료함 해소와 원예활동을 통한 노인들의 일자리창출, 치매예방기능, 치료보조기능 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강우 시 물 저장과 고온 시 열섬현상 완화 및 동ㆍ식물들의 다양한 서식공간 제공 등으로 생태계를 보전하는 공익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넷째, 향수성과 자연학습장으로서의 특성이다. 농업은 본래 마음의 고향이라 한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의 정취와 고향, 부모님 생각 등 귀향의 본능과 귀농을 동시에 동경하는 향수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조성된 작물재배 공간은 아이들에게는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도시민들에게도 보고 느낄 수 있는 녹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등 학습장으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주변인들과 소통의 장소로 이용되는 특성이 있다. 삭막한 도시생활에서 이웃 및 주변인들과 인간적인 대화와 소통이 단절되는 상태에서 농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고 보다 인간적으로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증진시킬 수 있다.

지금 유행처럼 일어나고 있는 도시농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보다 쉽고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변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이다. 도시농업사업은 단순하게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도시환경과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 생각되며 대전에서도 도시농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은 물론 학교, 기관, 단체 등을 망라해 도심곳곳에서 도시농업이 실천된다면 주변인들과의 소통으로 참여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뿐만 아니라 생태계복원을 통한 녹색도시를 실현해 대전이 전국 제1의 고품격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