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전 자철이가 높은 곳(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아들이 동료와 높은 곳에서 축배를 들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대표팀 캡틴 구자철(24ㆍ독일 아우크스부르크)의 아버지 구광회(53)씨는 한국축구대표팀의 4강 진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5일 새벽 손에 땀을 쥐는 영국과의 8강전을 지켜본 구씨는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한민국 축구가 올림픽 최초로 4강을 갔는데 자철이 뿐만 아니라 대표 선수들 모두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8강에서 영국을 이길 수 있다는 예감이 들었고 그대로 됐다”며 기뻐하고서 “영국이 연합팀으로 조직력이나 팀플레이에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며 경기 전 나름의 분석내용을 귀띔했다.
대구에서 태어난 구자철은 충청과 인연이 깊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충북에서 나왔다.
현재 대전 유성에 사는 아버지의 본적이 논산 연산면이다.
구자철은 충주 중앙초 5학년 때 처음 축구화를 신었고 중학교는 청주 대성중학교를 나았다.
이후 서울 보인고를 졸업한 뒤 K리그 제주에서 프로생활을 하다가 독일 무대로 진출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대표팀 주장역할을 맡아 중원에서 궂은일을 도맡으며 팀의 4강 진출에 일등공신이 됐다.
축구하는 아들의 뒷바라지 하는 구씨는 맹자 어머니 못지않다.
구씨는 “자철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시작할 때 축구로 성공하기 전까지 축구화를 벗을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며 “충주보다는 청주가 청주보다는 서울이 축구환경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상급학교 진학할 때마다) 지역 선택을 달리했다”고 맹부삼천지교(孟父三遷之敎)의 정성을 드러냈다.
브라질과의 4강전에 대한 전망도 내놓았다.
구씨는 “영국과 연장전까지 가는 바람에 체력이 걱정이지만 대등한 경기를 할 것 같다”며 “자철이와 태극전사들이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줄 거라 믿는다”고 아들에 대한 믿음을 과시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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