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필호 한국무역보험공사 대전충남지사장 |
중국에 대한 인식 부족은 소홀한 사전 시장조사로 이어져 외국 기업들이 중국시장 진입에 실패한 뼈아픈 경험을 겪었다. 1979년 덩샤오핑은 개혁개방 정책을 도입하면서도 정치적 잡초론, 경제적 흑묘백묘론으로 대표되는 정경분리 정책을 내세워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성장을 이룩하게 된다. 엄청난 달러를 보유하게 된 중국은 이젠 군사ㆍ경제적인 면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을 만큼 성장, 센카쿠열도와 옌다오 갈등 등, 군사적 패권주의는 미국을 긴장시키고 있으며 경제적인 면에서 지난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미국경제위기 극복의 일등공신이 중국이라 할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최근 유로사태도 중국의 역할을 주시해야 할 정도로 중국은 이제 세계경제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지난 30여 년 동안 지속해온 경제개혁의 속도가 주춤해지고 있고 특히 국유기업에 대한 개혁 정체와 나날이 증가하는 국유기업의 부채는 중국 경제의 건전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국유기업의 고용안정판 역할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지금 정부 통제하에 있는 중국경제가 자유시장 체제로 가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불안요소를 살펴보면 첫째, 정치적인 불안요소로 인터넷, SNS 등의 소셜 네트워크 등 온라인소통 시대에 공산당 및 부를 독점한 소수 기득권층과 국민들의 소통불능이다. 최근 초고속 성장을 이룩한 과정의 이면에는 동서간의 지역격차와 성장과 분배의 불균형 등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둘째, 중국인 특유의 관시(關係)문화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아이템과 계획이 얼마나 훌륭한가보다는 누구를 알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운 금융기관 부실대출이 지금은 값싼 수출품과 노동시장에서 벌어들인 막대한 달러로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더 이상 값싼 제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면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중국기업들과 은행의 금융혼란이 예측된다.
셋째, 노동시장도 곡창지대가 아닌 점이다. 중국노동자에 대한 4대 보험 제공, 퇴직급여 보장 등 높아질 대로 높아진 인건비는 다국적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인도, 캄보디아 등 신흥 노동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오늘날 경제위기는 유가급등이나 원자재수급 불균형 등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구조에서 오는 문제다. 헤지펀드 등 핫머니의 향방, 유로존의 위기, 선진국의 경기후퇴 등 경제위기를 초래할 뇌관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으며 경제위기 극복의 경험이 없는 중국경제의 위기는 세계경제위기로 연결,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수출자 및 투자자들은 항상 경계의 눈초리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중국은 이미 가장 크고 중요한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했으며 통상대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무역과 투자를 확대해 나갈 수밖에 없는 경제 대국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수출기업은 중국 경제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시장을 넓히고 또한 신용리스크를 줄여나가야 하겠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출과 해외투자의 안전판 역할로 수출기업의 시장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우리나라 수출 2조 달러 시대를 열어가는 굳건한 동행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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