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겸훈 한남대 입학사정관 |
아마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자 하는 것은 모든 현직 대통령의 일치하는 바램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 정부를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평가하면서 국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여 일 잘하는 정부로 마무리 할 것을 공언해 왔다. 과연 국민의 생각도 그럴까. 지난 달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의 동기가 되었던 일련의 사건을 살펴보면 이 정부의 도덕적 의식과 태도가 얼마나 타락했는가를 여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부가 벌인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만 봐도 부도덕한 정권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대통령 형님인 이상득 전의원과 자신을 15년 이상 보좌해온 김희중 제1부속실장 등 친인척·측근들이 저축은행 비리에 휘말려 낙마한 사례들은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이명박 정부는 결코 도덕적이지 못하다.
지난 4년 반의 치적을 보자. 좀 야박한 평가일지 모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4대강사업 정도다. 이에 대한 평가도 정부의 긍정적 평가와 달리 부실공사와 공사대금비리 문제가 끊이질 않았다. 무엇보다도 안정적인 수자원 확보를 가장 중요한 명분으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낙동강에서 시작된 유독성 녹조현상이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고 이러한 현상은 다른 지역과 강으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경제운영실적은 더욱 초라하다.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서민가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부동산경기 둔화에 따른 하우스푸어의 양산을 넘어 중산층 붕괴를 부채질 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는 최소한 5년 이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당장의 여파만으로도 우리경제의 2사분기 실적은 2%대 성장에 그쳤다. 이와 같은 암울한 현실에서 보여준 정부의 대응은 국민적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단적으로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국민경제대책을 위한 끝장토론에서 발표한 대책들이 99% 서민들의 바람과는 무관한 대책들이기 때문이다.
차기 대통령이 갖추어야 할 소양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을 소통능력을 꼽고 있다. 소통은 지식이나 입 또는 생각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대통령 혼자만의 생각과 방식으로 하고 싶을 때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소통이 실패한 이유를 꼼꼼하게 살펴보면 훌륭한 소통 능력을 갖춘 다음 대통령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국민과 소통을 위해 스스로 다양한 노력을 했다. 다만 당사자들은 억울해 하지만 객관적으로는 영포라인 등 대통령과의 사적관계를 기반으로 형성된 비공식적 조직을 활용한 것처럼 평가받기 때문이다. 국정운영은 시스템을 통해서만 가능해야 한다. 국정운영시스템이 올바르게 구축되어 작동하지 않으면 대통령 직무에서 도덕성이 확보는 물론 성공한 대통령을 담보할 수 없다.
작금이 상황을 돌아보면 국민생활과 밀접한 사회안전망은 물론이고 대북정책 및 경제정책 등등 국정전반에 걸쳐 국가적 차원의 관리시스템이 사라져 버렸다는 느낌이 든다. 그 빈자리에 오직 이명박 대통령만이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이 정부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