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준]여름방학을 값지게 보내면, 가을·겨울이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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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환준]여름방학을 값지게 보내면, 가을·겨울이 훈훈

[기고]유환준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초대의장

  • 승인 2012-08-02 15:27
  • 신문게재 2012-08-03 20면
  • 유환준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초대의장유환준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초대의장
▲ 유환준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초대의장
▲ 유환준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초대의장
신나는 여름 방학이 되면 하고 싶은 일도, 가고 싶은 곳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았다. 하지만 지난 일을 돌이켜 보면 시작할 때의 기대감은 여름 방학이 끝나갈 무렵엔 무참히 깨진 꿈이었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추억이라고 생각된다.

내 자신이 과거 여름 방학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 경험이 있기에 자라나는 학생들을 보면서, 시간의 소중함을 더욱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마도 그 시절 넉넉하지 못한 준비가 항상 아쉬움으로 남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여름 방학을 맞이하는 우리의 꿈이요, 희망인 학생들에게 몇 가지 당부하고 싶은 말을 전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렇게 지면을 빌려 하는 내 말이 진정한 뿌듯함으로 “이 여름을 보냈구나!”라고 느끼는 학생이 과연 얼마나 될까하는 아쉬움은 벌써 지난 시절 내가 바람처럼 보낸 시간들에 대한 또 다른 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생을 많이 산 사람들은 늘 과거에 좀 더 분발하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먼저, 시간 전략을 세우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 전략은 다른 사람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자기 자신이 세우라고 말하고 싶다. 동그랗게 그려 놓은 시계판 위에 짜 맞추는 시간표가 아니어도 좋다. 내가 반드시 이 여름 방학에는 이것만은 반드시 이루리라 생각하는 것 하나를 해 내는 전략도 좋다. 아침 7시에 일어나서 두 시간 동안은 반드시 독서를 한다거나, 저녁 7시부터 한 시간 동안은 반드시 운동을 한다거나 하는 전략처럼 너무 욕심을 내지 않고 그 일을 꼭 하려는 의지가 담긴 시간 전략을 세우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 전략이 세워지면, 그 다음으로 그 시간을 값지게 보낼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독서를 할 때 아무 책이나 읽는다는 것보다는 우리 고전 중에서 이름 있는 책을 10권 읽는 등의 계획 하에 구체적인 책들을 정해서 읽는 운영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고 싶다. 셋째로 실행하는 굳센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즉, 이 프로그램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킨다는 굳은 마음가짐을 바탕에 두고 운영해야 한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조변석개라는 말처럼 의지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넷째로 실행을 하고 난 다음 반드시 평가를 갖는 시간이 중요하다. 자신이 한 일에 대한 평가가 없다면, 이는 앞으로 전진하기 위한 기반을 닦지 못하는 것과 같다. 어떤 일을 하든 평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이 평가는 자기 자신이 양심껏 해야 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평가가 아닌 자신의 엄격한 마음의 잣대에 의해 이루어지는 평가는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나를 통제하고 나를 제어하며 절제할 수 있는 기틀을 형성해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평가는 궁극적으로 내 자신에게 장단점을 깨닫게 하여 내가 더 큰 존재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이 시종일관 이어진 학생은 남은 시간에 실컷 놀아 보라고 말하고 싶다. 요즘 학생들은 정말 실컷 놀지 못하는 것 같다. 학원에, 동아리 활동에, 봉사활동 등등 잠시도 내 자신의 의지대로 놀아보지 못하는 학생들이 안타깝기도 하다. 실컷 놀아 본 사람이 시간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고, 놀이 속에서도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놀아 보아야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진정한 삶을 준비하게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논다는 것이 비행이나 타락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진정으로 흔쾌함이 돋아나도록 몰입하는 것도 일종의 노는 것이 아닐까? 휴식은 다시 창조를 이루기 위한 또 다른 준비인 것이다.

이번 여름 방학을 알차고 값지게 보낸 뒤, 우리 학생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고 가슴이 뿌듯한 새로운 2학기가 파랗게 펼쳐지길 기대한다. 정약용은 유배지에서 값진 저술을 남겼다. 그것은 그가 잠시 쉬는 시간을 잘 활용하였기에 오늘날 그 이름이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보답을 받는 것이다. 이 세상은 노력한 만큼 반드시 대가를 받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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