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골당 계약과 관련한 소비자 민원이 적지 않다.
2010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관행 개선 조치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납골당 운영업체들은 소비자들의 권리를 제한하는 자체 약관을 들먹이며 여전히 횡포를 부리는 실정이다.
1일 대전주부교실에 따르면 납골당 운영업체와 소비자간 사용료 또는 관리비 환불 등의 문제로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납골당 운영업체의 과도한 비용 청구나 자체 약관상 계약서를 들먹이며 소비자들에게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의 장묘인식 개선으로 매장보다는 납골당 사용이 증가하고 있어 보다 명확한 소비자 분쟁 기준 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는 2010년 12개 민간사업자와 10개 자치단체가 각각 운영하는 22개 납골당의 사용계약서 중 '계약해지시 사용료ㆍ관리비 환불불가 조항', '납골당 사용권 양도ㆍ양수금지 조항' 등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약관조항을 수정 또는 삭제토록 조치했다.
이전의 납골당 약관 및 규정은 대부분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미리 받은 사용료와 관리비를 일체 환불하지 않는다', '기존 납골당 사용자가 사용권을 제3자와 양도ㆍ양수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공정위의 조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소비자들 또한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납골당 운영업체가 자체 약관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해도 이렇다할 항의 조차 못하는 형편이다.
공정위는 소비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규정이므로 약관법상 무효라고 판단했고, 양도ㆍ양수 역시 허용하도록 조치했지만 상당수 업체는 여전히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대덕구 송촌동에 사는 40대 주부 A씨는 최근 대전의 한 납골당과 계약금 300만원, 관리비(20년) 100만원 등 400만원을 지불하고 사용계약을 했다.
A씨는 사정이 생겨 계약취소 요청을 했지만 계약금 300만원만 환불받고 관리비 100만원은 떼일 처지에 놓였다.
납골당 운영업체가 자체 규정을 들먹이며 환불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충남의 한 납골당과 계약한 30대 주부 B씨 역시 계약금 330만원을 내고 사용계약을 했다가 한달 뒤 부득이하게 계약해지를 요청했지만 100만원만 환불받고 230만원을 받지 못해 내용증명을 보낸 상태다.
이향원 대전주부교실 소비자국장은 “납골당 계약과 관련된 소비자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보다 명확한 분쟁 기준이 마련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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