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전형 비리 '입학 취소'

공주 H고, 3년간 30명 부정합격 적발

대전ㆍ충남에서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명문대 합격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공주 H고교가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농어촌특별전형을 이용한 부정입학 사례에 대해 교육 당국이 입학 취소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최고의 명문고로 발돋움하는 시점에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월 감사원이 적발한 농어촌 특별전형 감사 결과에 대해 행정안전부의 주소지 확인 등 실사를 거쳐 확정한 '사실 조사 확인서'를 전국 55개 대학에 통보했다고 1일 밝혔다.

통보 자료는 감사원과 행안부가 각각 만든 확인서 2종이며, 대상자는 2009~2011학년도 농어촌 특별전형 합격생 중 부정 입학이 의심되는 학생 수십 명이다.

해당 대학에는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과 지방의 거점 국립대 등이 포함됐다.

1995년 농어촌 특별전형이 도입된 이래 부정입학으로, 대규모 입학 취소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다.

교과부는 각 대학이 한달 간 자체 조사를 하고 본인 소명을 들은 뒤 2학기 시작 이전에 입학취소 등의 조치를 내리도록 했다.

감사원 감사 당시 대전ㆍ충남에서는 공주 H고가 유일하게 적발됐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09~2011학년도에 공주 H고의 전체 대학합격자 310명 중 농어촌 특별전형 합격생은 82명이다. 이 중 30명은 부모의 실제 거주지가 농어촌지역이 아닌데도,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H고도 실제 농어촌지역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특별전형 자격요건을 갖춘 것으로 확인서 또는 추천서를 발급했다는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와 행정안전부 조사 자료에 차이가 있는 만큼, 판단은 각 대학에 맡겼다.

이에 따라 관련 대학은 자체 조사에서 부정 입학이 명백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학생의 입학을 취소하고 필요한 경우 수사기관에 고발할 계획이다.

해당 학교장은 “사실 고교에서는 결과와 향후 조치에 대해서 언급할 건 없다. 다만, 감사 후 지원서 작성 방침 등 관련 지침을 강화하고, 교육청 등 상급기관에도 앞으로 제도적 허점이 없도록 보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