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복 박사의 한자로 세상읽기]分庭抗禮 <분정항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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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복 박사의 한자로 세상읽기]分庭抗禮 <분정항례>

(서로 예의를 지켜 대한다)

  • 승인 2012-08-01 15:01
  • 신문게재 2012-08-02 20면
  • 이재복 박사이재복 박사
분정항례(分庭抗禮)는 장자 어부 편에 나오는 말이다.

분(分)은 나눌 팔(八)에 칼 도(刀)를 받친 글자다. 칼로 쪼개어 “나누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공자가 한 어부를 만났다. 공자는 그 어부의 식견이 매우 넓다는 것을 대화를 통해 알게 되었다. 공자는 공손하게 어부의 거처를 묻고는 가르침을 받고자 했다. 그러나 어부는 공자를 무시하고 노를 저으며 가버렸다.

이를 지켜 보던 제자 자로가 “제가 선생님을 오랫동안 모시고 공부했지만 선생님께서 이렇게 존경을 표하며 사람을 만나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천자나 제후들도 선생님을 만날 때면 뜰에 자리를 마련하고 대등하게 예의를 갖춰 인사를 하였습니다(分庭抗禮). 그러나 오늘 그 어부는 노를 짚고 서 있었고, 선생님께서는 허리를 굽힌 채 절을 두 번하며 응답하셨습니다. 이건 너무 하신 것 아닙니까?” 하고 물었다. 자로가 이렇게 물은 것은 공자의 사람 보는 깊은 안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분정항례는 '서로 예의를 지키며 대한다'는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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