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1초' 펜싱 신아람(27ㆍ계룡시청)부터 유도 조준호, 수영 박태환까지 유독 한국 선수에게 집중되는 악재로 국민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오심 논란의 결정판은 31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신아람과 독일 하이더만과의 여자 에페 준결승전이었다.
16강과 8강에서 자신보다 상위 랭커를 제압하고 한국 여자 에페 사상 첫 메달의 꿈을 부풀리던 신아람은 어이없는 오심에 울었다.
5-5로 연장전에 돌입하기에 앞서 어드밴티지를 받은 신아람은 상대 공격을 막아내기만 하면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다.
남은 시간은 단 1초, 하이더만은 신아람에게 연속으로 3차례 공격을 했다.
이 가운데 앞선 2차례 공격은 동타(같이 찌름)가 됐지만, 마지막 공격이 포인트로 인정됐다.
한국 코칭스태프는 이미 경기시간이 종료됐다며 강력 항의했지만,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을 거치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모 방송사가 자체 분석한 비디오 판독결과 하이더만의 마지막 공격이 끝난 시점은 남은 시간 1초를 지난 1.17초.
명백한 오심이었지만, 끝내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3~4위전으로 밀린 신아람은 중국선수에 밀려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희영 충남펜싱협회 전무는 “3차례 공격을 하는 동안 1초가 흐르지 않았다는 것은 심판진들이 시간 계측에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며 “일반 대회도 아니고 올림픽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 모든 펜싱인이 개탄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네티즌은 “비디오 판독과 과학적 분석은 이같은 오심을 가리기 위해 있는 것 아니냐”며 심판진을 겨냥했다.
뿐만 아니라 SNS에서는 “당시 신아람의 심정은 어땠을까?”라는 연민의 글과 “런던에 있는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한국선수단 수뇌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선수단의 불행은 신아람 뿐만 아니다.
지난달 29일 남자 유도 -66㎏급에 출전한 조준호는 이해할 수 없는 판정번복에 고개를 숙였다.
일본 에비누마를 만난 8강전에서 3-0 전원일치 판정으로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심판위원장 개입으로 0-3으로 180도 판정이 바뀌며 패자전으로 밀린 바 있다.
이에 앞서 자유형 400m 예선에 나섰던 박태환도 스타트 시 실격판정을 받았지만, 천신만고 끝에 판정이 번복되는 해프닝을 감수해야만 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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