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아나운서는 런던올림픽 개막 이후 첫 뉴스데스크 출연일이었던 지난 28일, 장례식을 연상케 하는 블랙 드레스와 망사가 스타일링된 모자를 쓰고 출연해 “올림픽에 웬 장례식 복장인가”라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들었다. 이후 양 아나운서는 시청자들의 비난을 의식한 듯 한층 밝은 색 의상과 모자를 착용했으나 둘째날 모자는 '멜론통'이라는 지적을, 셋째날 착용한 모자는 '딤섬통'같다는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양승은 아나운서가 모자패션을 고집하는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김주하 앵커가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은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평소 단정한 수트 차림으로 앵커석에 앉았던 김주하 앵커는 아테네 현지에서 그리스 여신을 연상시키는 드레스를 입고 가는 목선과 쇄골라인을 노출,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때문에 양승은 아나운서의 모자패션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잇는 MBC 나름의 승부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올림픽이 열리는 영국 런던에서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전통의상을 찾아보기 힘들다는데 있다. 잉글랜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등 영연방의 전통의상이 각기 다른 양식을 보이고 있을뿐더러 한눈에 '영국식 전통의상'이라고 알아볼만한 의상은 스코틀랜드의 남성 전통복인 '킬트' 정도 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영국은 중세시대부터 전통적으로 왕실과 귀족여성들이 비싼 보석이나 깃털 등으로 치장한 모자를 즐겨썼다. 현대에 와서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 등이 우아한 모자 패션을 선보여 세계 패션계의 이목을 끌었다.
때문에 양승은 아나운서가 착용하고 나오는 모자는 올림픽이 열리는 현지 의상을 나름대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테네 여신'이나 '치파오' 등, 그야말로 전통적인 복장을 경험한 한국인에게는 양승은 아나운서의 '모자패션'은 생경하고 생뚱맞을 수 있다. 올림픽 기간, 뉴스 앵커의 이색패션은 시청자들을 위한 이벤트다. 더 이상 시청자가 원하지 않는다면 모자패션은 잠시 접어도 될 것 같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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