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지식 통섭(統攝)을 통한 창의적 기술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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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지식 통섭(統攝)을 통한 창의적 기술창출

[사이언스 칼럼]김종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부품소재연구부문 소장

  • 승인 2012-07-30 14:14
  • 신문게재 2012-07-3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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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부품소재연구부문 소장
▲ 김종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융합부품소재연구부문 소장
약 10여 년 전에 융합이란 단어가 화두가 된 적이 있다. 그 화두에 발맞춰 정부는 물론, 산ㆍ학ㆍ연 모두 융합에 몰입했고, 지금도 그 대세가 진행 중이다. 그 융합은 기술적 융합뿐만 아니라 산업 간에도 일어났고, 웬만하면 다 융합을 도입해 융합 혼돈의 시대인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됐다. 기술적인 융합으로는 정보통신기술(IT)과 나노기술(NT) 융합, 나노기술과 바이오기술(BT)의 융합, 나노기술과 에너지 기술(ET)과의 융합 등이 대표적이다. 또 정보통신과 자동차의 융합, 방송과 통신의 융합 등 산업 간의 융합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술 및 산업 간 융합은 이제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것 같은 느낌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지식중심에서 인간중심 및 감성중심의 사회가 되고, 근자에 작고한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에 인문학을 담았다고 해 화제가 된 뒤, 인간의 감성도입을 위한 인문학, 심리학 및 예술과 과학기술의 학문 간 융합에 대한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른바 지식의 통섭이라는 개념이 도입되고, 전 세계적으로 이 개념에 맞춰 학문 간 융합의 발전에 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학문 간 융합은 기존의 틀 안에서 유지돼 왔던 새로운 과학기술 창출방법의 한계를 넘어서서 새로운 창의적인 기술창출을 위해 앞으로 반드시 필요한 융합방법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와 같이 고교 때부터 문과, 이과를 구분하는 교육제도 하에서 성장해 자기 분야만을 고수하는 데 익숙한 과학자들에게는 학문융합에 대한 열린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며 반드시 수용해야 할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이 학문융합의 중요성을 깨달아 몇 몇 대학에서는 학문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여러 학문분야를 교육하고 있는 종합대학의 경우 마음먹고 수용한다면, 학문융합의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자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과학기술계 출연연에서는 이러한 학문융합을 어떻게 이루어야 할 것인가? 이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함으로써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출연연구원에서 CDMA 이상의 새로운 기술창출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게 될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원들이 모두 천재적이어서 과학기술과 인문학, 심리학 혹은 예술가적 전문성을 고루 갖춰 각 개개인이 이미 스스로 학문융합의 소양을 갖춘 자들이라면 무척이나 좋겠지만, 결국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서로 융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자들도 자기 분야의 전문성에 더해, 인문학, 심리학 혹은 예술가적 기본소양을 갖춘 후 타 분야의 전문가와 협력함으로써 학문융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연구원에서는 인문학 강좌가 개설되어 연구원들의 기본소양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참여도가 낮은 실정이다.

참여도가 낮은 이유는 연구자들의 마음자세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융합을 이루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본다. 학문 간의 융합 필요성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수행하는 과제 자체가 학문 융합을 이루어야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제는 기획하고 제안할 때부터 과학기술자, 인문학자 및 예술가 등이 함께 참여하고, 인문학 혹은 예술가들과의 공동연구 등이 가능할 수 있는 연구 환경 및 제도가 우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결국, 출연연구원에서의 지식 통섭을 통한 새로운 과학기술 창출은 연구자의 인문소양 함양을 위한 교육, 그 교육에 대한 연구자 개개인의 열린 자세 및 학문융합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과제 도출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예산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최고 연구개발물 성과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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