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합니다. 취업대상자 2177명 가운데 0.5%도 안 되는 10명을 비상근 직원으로 취업시켰다고 경고를 주다니, 올부터 적용되는 프리랜서 취업 산정기준으로 보면 합법인데….”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고등교육기관 취업 통계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32개 감사 대상 대학의 87.5%인 28개 대학이 적발, 지역 대학들이 다음 감사 대상으로 지목될까봐 초긴장하고 있다.
또한 이번 감사에 적발된 대전의 A 전문대와 충남지역 2~3개 대학은 다소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29일 대전권 대학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교과부가 '전국 대학의 졸업자 취업률 조사를 지난달 1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진행되는 가운데 30일 께 대전 충남권 대학 중 이번 조사의 감사 대상 학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사 대상은 전년대비 취업률 지표가 급격히 올라간 대학이나 일정기간 취업상태가 유지되는 비율이 낮은 대학 등이 명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 취업률 집계 시점에 맞춰 졸업생을 교내 교직원 등으로 한시 고용하는 일부 대학의 '교내 행정 인턴 취업률'이 높은 경우도 표적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그러나 대학들은 이명박 정부가 '취업률 조작을 부추기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들어와,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 규모를 결정하거나 교육역량강화사업 대학 선정,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 심사 등 대학의 주요 평가에서 취업률을 평가요소로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을 결정하는 취업률 기준을 4년제 대학은 지난해 45%에서 올해 51%로, 전문대는 50%에서 55%로 각각 높여 각 대학의 취업률 부담은 더욱 커졌다.
교과부가 올해 추진하는 대학지원 사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교육역량 강화사업(예산 1811억원)의 경우 평가 기준 중 취업률의 반영비율이 20%로 가장 높다. 지난해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선정 과정에서도 취업률은 10개 평가 지표 중 두 번째로 반영 비중이 높았다.
충남권 대학 한 관계자는 “대학으로서는 조작을 해서라도 취업률을 높여야겠다는 극단적인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대학의 잘못도 크지만 대학들의 취업률 부풀리기를 유도한 정부에도 책임은 있다”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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