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국]한화이글스의 비상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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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국]한화이글스의 비상을 기다리며

[월요아침]조종국 전 한화이글스 후원회장, 전 대전시의회 의장

  • 승인 2012-07-29 13:13
  • 신문게재 2012-07-30 20면
  • 조종국 전 한화이글스 후원회장조종국 전 한화이글스 후원회장
▲ 조종국 전 한화이글스 후원회장, 전 대전시의회 의장
▲ 조종국 전 한화이글스 후원회장, 전 대전시의회 의장
야구경기에서 선발투수는 일반적으로 5~7회 정도까지 100여개 정도의 공을 던진다고 한다. 물론 마운드에 오르기 전의 워밍업도 합하면 더 많겠지만, 경기가 끝나면 선발투수의 손가락은 실핏줄이 다 터져서 3일정도 휴식을 취해야만 다시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선수 개개인은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해 전력투구를 하는 것이다. 요즘 '괴물' 류현진 선수가 뿜어내는 삼진아웃 투혼에도 불구하고 꼴찌를 면하지 못하는 것은 '잘 하는 것'만으로는 2%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례라 할 수 있다. 이기는 야구를 하려면 철저히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

한화이글스가 지난 3년 연속 하위 팀을 벗어나지 못했기에, 작년 구단이 박찬호, 김태균, 송신영과 외국인 용병을 영입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로 선수층을 보강하자 한화 팬들은 환호하며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한화이글스의 경기를 보면, 제몫을 해주고 있는 몇몇 선수들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이기지 못하는 야구를 하고 만다. 타격과 수비가 조화를 잃고, 어이없는 실책의 남발 속에 그나마 리드하던 경기조차도 역전패를 당하고 마는 참담한 결과를 내고 있다. 크게 실망한 팬들이 '화나이글스'라고 일갈하는 것은 당연하다.

야구는 스타 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만으로 승패를 가르는 스포츠가 아니다. 선발에서 마무리에 이르는 투수들의 선전, 타자들의 적시타와 출루, 내외야 수비가 어우러져서 승리를 거둘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한화이글스의 지금과 같은 지지부진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단이 오랫동안 소수의 주력 선수에만 의지한 채, 2군양성에 소홀했고 유망주의 스카우트에도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세대교체에 실패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런 해묵은 문제에서 파생된 현재의 참담한 경기 결과는 단시일 내에 해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이 이제라도 구단에서 선수층을 보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서산에 2군 훈련장을 건설하고 대전구장을 리모델링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사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지역의 연고의식과 밀착되어 성장하였고, 한화이글스 역시 지역출신 선수의 선전과 지역 팬의 열렬한 후원 속에서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벅찬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내기도 했었다. 비록 지금은 예전에 비해 그런 유대가 희미해졌다고는 하나, 지역 연고의식이 팀의 사기와 결속 및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되었고, 지역 팬들의 헌신적인 응원과 후원 또한 팀의 승리에 일조해왔다. 팬의 응원이 힘을 발휘하는 홈경기에서 승률이 높아지는 것이 그 예다. 또한 충청출신의 박찬호, 김태균 선수가 한화이글스를 선택하는데도 이러한 유대감이 크게 작용했으리라 짐작된다. 때문에 한화구단은 대전-충청지역 연고팀으로서 선수뿐만 아니라 지역 팬과의 유대 강화를 위해 보다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분발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1991년 한화이글스 후원회를 창설하여 2010년까지 후원회장을 지낸 바 있다. 월간 및 연간 MVP선수 시상은 물론이고 승리를 기원하는 우승기원제 공연과 선수단 전원 회식 자리를 통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팬들과의 결속의 장을 마련했었다. 당시에는 필자의 사비를 출연하여 후원하면서 팬들과 혼연일체가 되어 의기 충만한 선수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흥이 절로 나고 뿌듯하기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오프라인에서 구단과 코치진, 선수 그리고 팬들이 함께하는 신명나는 프로그램이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최하위에서 고전하고 있는 팀의 사기 진작은 물론이고 실망감에 떠나가는 팬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구단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화이글스의 열혈 팬의 한 사람으로서 구단과 선수들의 심기일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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