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whty?-다크나이트 라이즈]경이로운 비상, 그렇기에 열광한다

  • 문화
  • 영화/비디오

[흥행 whty?-다크나이트 라이즈]경이로운 비상, 그렇기에 열광한다

모든파트가 어우러진 장엄한 교향곡 같아 아비규환의 세계, 고전적 영웅의 기다림이 아니었을까

  • 승인 2012-07-26 13:57
  • 신문게재 2012-07-27 11면
  • 안순택 기자안순택 기자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비상이 경이롭다. 흥행 성적은 눈을 의심케 할 정도다. 개봉 4일 만에 200만을 넘어서 '어벤저스'의 최단 200만 돌파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최단 250만 돌파, 최단 300만 돌파 신기록을 단 3일 동안 해치웠다. 우리 영화 '도둑들'에 더 관심이 가는 이유다. 이 무서운 흥행 폭풍을 '도둑들'이 과연 막아설 수 있을까. 흥행뿐이 아니다. 배트맨도 날아오른다. 그간 배트맨은 날아봤자 고층빌딩에서 망토를 펼치고 내려오는 '하강' 수준이었다. 하지만 '다크나이트 라이즈'(이하 '…라이즈')에선 비행용 차량 '더 배트'를 타고 말 그대로 난다. 배트맨이 나는 모습을 보기 위해 관객들이 몰리는 것일까.

궁금하다. 왜들 그렇게 배트맨이 보고 싶은 걸까. '다크나이트' 3부작을 마무리 짓는 종결판이라, 어떻게 끝맺을까 궁금해서? 캣우먼, 베인이 보고 싶어서? '다크나이트'를 너무 좋게 보았기 때문에?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라서? 다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배트맨 비긴즈'가 신화를 끌어들인 낭만적인 서곡(序曲)이었다면, '다크나이트'는 절창(絶唱)이었다. 히스 레저의 잊을 수 없는 명연기와 놀란 감독의 치밀하고 정교한 이야기 직조 능력이 빚어낸 놀라운 이중창. 그에 비한다면 '…라이즈'는 교향악(交響樂)에 가깝다. 히스 레저의 조커 같은 독보적인 반짝임은 없어도 무엇 하나 흠잡을 데 없이 모든 파트가 잘 어우러진 교향악. 그것도 비장미 가득한 장엄한 교향곡이다. 무겁다. 이 무거운 이야기에 왜 사람들은 열광하는 것일까.

어쩌면 지금 우리가 바라는 건 소시민적인 매력으로 즐거움을 주는 영웅이 아니라, 오직 아비규환의 세계를 구원하겠다는 일념으로 기꺼이 몸을 내던질 수 있는 고전적 영웅이고, 그를 기다리는 건 아닐까.

'…라이즈'에서 배트맨은 사실 우리를 배반한다. 배트맨이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곳은 모든 대중에게 활짝 열려 있는 고담시의 대로변이며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이는 대낮이다. '어둠의 기사'가 쏟아지는 빛을 받으며 싸우는 모습이라니. 생뚱맞지 않은가. 그의 어둠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암흑의 세계를 극대화한 것 아닌가. 그런데 놀란 감독은 어둠 속의 배트맨을 양지로 끌어내고 빛을 찾아준다. 그 결과는? 각본가 데이비드 고이어는 “놀란과 내가 최초로 생각한 건 이 영화의 엔딩신이었고 그 장면은 영화가 완성될 때까지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엔딩신엔 배트맨이 없다. 나이 들어 노쇠해진 배트맨, 그를 그냥 그렇게 영웅으로 보내자는 게 놀란의 생각이었나.

안순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3.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