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의 일자리 마련은 꼭 필요한 사업이다. 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 취약계층은 '마음먹고' 자리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자립과 취업은 멀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운영자들은 공통적으로 지금 형태의 사회적 기업지원방식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입을 모으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사회적 기업 지원에 대해 '인건비'지원에 치중해왔다. 지원 대상 숫자만 결정해 지원하면 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가장 손쉬운 지원방식이다. 하지만 인건비 지원은 맹점이 있다.
튼튼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지원이기 보다는 자칫 한시적인 지원에 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지원 당시의 인건비 지원이 끝나자마자 일자리가 대폭 감소했던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청소, 소독, 경비, 간병 대행 등의 '인력파견'사업체에 인건비 지원은 고스란히 수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
고용노동부에서 전국적으로 간병 등 인력파견 업체에 대한 지원은 더이상 하지 않기로 중단했지만, 이미 수백억원의 예산이 지출된 이후의 사후 조치에 불과했다.
사회적 기업의 성과에 대해 일자리 숫자와 매출액 성과 등 수치로 평가를 해오고 있는 부분도 다른 개념이 적용돼야 한다.
취약계층을 고용해야 하는 사회적 기업은 노동시장에 정상적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숫자적 평가는 다소 무리가 있다.
사회적 기업이 제대로 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복지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대전사회적기업협의회 원용호 회장은 “복지 차원의 접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기업을 지금보다 까다롭게 지정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튼튼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지금의 사회적 기업들도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약계층을 고용하면 된다는 규정이 다소 포괄적인 것도 문제다.
현행 법이 정의하는 취약계층에는 장애인과 저소득층 등도 포함돼 있지만, 55세 이상자이면 취약계층에 모두 포함된다. 경비파견 업체 등 원천적으로 노동자의 평균 나이가 많을 수 밖에 없는 직종으로 대부분 사회적 기업 신청이 가능하다.
자치단체 차원의 안정적인 판로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저소득층을 고용해 도시락을 제조하는 파랑새 업체는 초창기 2억원에 불과하던 수익이 해마다 100%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6억~7억원의 매출 수익을 올렸다. 이 업체가 해마다 성장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배경은 지자체와 복지부가 지원하는 결식아동, 독거노인 등의 공공 지원 물량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이 만들어 내는 제품들은 안정적인 판로가 없다면 사실상 자립이 불가능하다.
장애인 고용으로 안정적인 자리를 잡고 있는 한울타리와 건강카페 등의 사회적 기업도 공공 차원의 안정적 판로 확보와 함께 지속적인 제품 개발, 인식전환 노력 등을 통해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
사회적기업 지원조례 등 지자체마다 지원조례를 만들고 공공 지원을 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안정적 판로 지원은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의 C사회적 기업 대표는 “시 차원에서 사업을 한다고 해서 문을 두드려보면 결국은 전문 업체들이 할 수 있도록 입찰 조건 자체를 제한 하는 경우도 있다”며 “배려는 커녕 경쟁이라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정운석 한울타리 대표는 “외국의 사회적기업들은 집중 투자를 통한 글로벌 그룹 수준으로 대형 업체들이 많다”며 “장기적 관점으로 성급하게 제도만 만들어 여러개의 부실한 업체를 양산하는 것 보다 집중 투자를 통해 건전한 업체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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