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 등 중요 경기가 대부분 우리나라 심야 및 새벽 시간대에 열리기 때문이다. 보자니 부담되고 안 보자니 서운함이 커 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직장인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영국 런던의 시차는 8시간으로 우리나라가 빠르다.
국민적 관심이 가장 많은 남자축구 예선의 경우 현지에서 오후 2~5시 사이에 시작된다.
한국시각 기준으로 27일 오후 10시 30분에 열리는 첫 상대 멕시코전은 그나마 TV 시청하기 좋다.
하지만, 예선 2차전부터 축구경기를 지켜보려면 적잖은 부담이 따른다. 스위스와 맞붙는 2차전은 30일 새벽 1시 15분, 3차전 가봉전도 2일 새벽 1시에 예정돼 있어 2시간 뒤 경기종료 시각을 생각하면 고민이 많아진다.
축구뿐만이 아니다.
대전이 낳은 '신궁' 김법민(22ㆍ배재대)이 출전하는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 시간은 29일 새벽 2시다.
수영 자유형 400m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마린보이' 박태환의 결승전을 지켜보려면 더 큰 인내가 필요하다.
한국시각으로 29일 새벽 3시 51분에 결승전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그야말로 비상이다.
4년 만에 한 번씩 열리는 올림픽 빅게임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모두 챙겨 보자니 정상 근무가 어려울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공무원 최 모(44)씨는 “올림픽 기간 중 밤새 뜬눈으로 지새우고 싶은 심정이다”며 “하지만, 직장에서 민원인을 상대하는 처지여서 차마 그렇게 하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아쉬움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회사원 정 모(30)씨도 “영업사원으로 낮에 장거리 운전을 자주하는 탓에 새벽시간 올림픽 시청은 그림의 떡”이라며 “지금 같아서는 한국과 런던의 밤낮을 바꿔놓고 싶다”고 아쉬워했다.
직장인 사이에서는 저녁식사 뒤 눈을 붙였다가 새벽에 기상하는 등 효율적인 올림픽 TV시청 아이디어도 번뜩이고 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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