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곤]국악도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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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국악도시 대전

[문화 초대석]김병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지도위원

  • 승인 2012-07-22 13:49
  • 신문게재 2012-07-23 20면
  • 김병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지도위원김병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지도위원
▲ 김병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지도위원
▲ 김병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지도위원
대전은 국악의 불모지다? 아니다?

이 질문에는 대전시민 모두가 어느 쪽을 그렇다라고 쉽게 답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국악도시 대전이 맞다.

대전은 웃다리풍물(농악) 대한민국 최고의 명인 월해(月海) 송순갑 선생의 영향으로 풍물을 전공하는 즉, 직업으로 활동하는 인구 중 상당수가 대전 충청출신이다. 사물놀이를 창단한 김덕수 명인이 대전출신이고, 우리나라 비나리명인 이광수 명인도 송순갑 선생의 제자로 충청도 출신이며, 프로연주단체의 “진쇠”사물놀이와 타악그룹 “두드락”등 크고 작은 전문타악그룹이 역시 송순갑 선생의 제자로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전의 77개 주민센터에서도 우리의 전통 풍물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으며, 대전지역 20여 개 풍물단체와 약 10여 개의 대학동아리 그리고 대전시가 지정운영하고 있는 웃다리농악 전수지정학교가 초중고 4개 단체가 있으며, 대전웃다리풍물은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야말로 풍물의 메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전통음악 분야에서도 대전의 향제풍류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풍류음악은 대규모 국악합주와는 다르게 대금, 피리,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소금, 단소, 양금, 장구 등 각 악기의 연주자들이 개인의 실기능력을 보여주며, 큰 무대보다는 작은 무대에서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음악으로 1960년부터 내려오는 대전의 음악이다.

그리고 충청지역은 판소리도 유명했다. 조선말 한성준 명인은 소리뿐만 아니라 무용에도 이름을 떨친 명인으로 충청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었으며,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로 유명한 박동진 명창도 바로 공주 출신이다. 또한, 대전에서는 판소리 고수로 박오용 명인이 전국을 무대로 활동했으며, 현재 판소리 고법이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돼 있다.

대전의 국악 하면 이분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31년 전인 1981년 7월14일 국악의 불모지인 대전에 전통음악의 뿌리를 내린 연정 임윤수 선생이다. 임윤수 선생은 그 당시 범람하는 서양문화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우리 음악을 지켜내겠다는 일념으로 전국을 누비며 수집한 국악 관련 자료 2만 여점(보물급 자료 다수)을 기증했다. 그의 국악사랑을 모태로 지방정부에서 최초로 설립된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은 그야말로 전통음악의 전승기관이다. 30년간의 노력으로 현재는 연 100회 이상의 정기, 초청, 기획공연, 찾아가는 국악공연 등을 개최하고 있으며, 전통음악의 바른 전승을 위한 시민 국악강습, 직장인 야간강습, 초등교원 직무연수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그간 5만여 명의 수강생을 배출해내면서 명실공히 중부권 최고의 한국음악의 요람으로 굳게 자리를 다져나가고 있다. 또한 많은 해외 초청공연(미국, 일본, 캐나다, 프랑스, 호주, 중국) 등에서 보여준 다양한 국악공연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명제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킨 업적으로 널리 평가받고 있으며, 국악기 소개를 겸한 화요상설 공연은 초고속 고화질 광대역 통합 인터넷 망(KOREN)을 통하여 전 세계에 우리음악을 알리는데 기여함은 물론 청소년들에게도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교육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렇게 대전은 국악의 불모지가 아닌 국악의 메카다. 그러나 우리나라음악인 국악을 국악인들만이 지키고 즐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우리음악을 더욱더 아끼고 사랑해주는 시민들이 늘어날수록 나라음악은 대중속의 음악, 생활속의 음악으로 거듭나 고품격 전통음악을 누구나 언제든지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도록 우리들 스스로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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