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권]국제도시로서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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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권]국제도시로서의 경쟁력

[경제칼럼]오재권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 승인 2012-07-22 13:39
  • 신문게재 2012-07-23 21면
  • 오재권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오재권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 오재권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 오재권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장
지난 5일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는 국내 16개 지역본부로는 처음으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그간 한국은행의 국제행사는 본점 주관으로 대부분 서울에서 개최됐다. 간혹 제주, 부산에서 개최된 적도 있었지만, 대전에서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직원이 국제행사 개최 경험은 고사하고 번듯한 국제행사에 참여한 적도 없었기에 모든 것이 생소했고 미숙할 수밖에 없었다. 행사가 끝난 지금은 '우리가 해냈다'는 자부심과 함께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는 보람도 느낄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긴장의 연속이었고 도전 그 자체였다. 이번 국제행사 개최경험을 바탕으로 느낀 몇 가지 생각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필자는 그동안 대전은 서울에서 KTX로 한 시간이면 올 수 있고, 전국 어디든 반나절이면 오고 갈 수 있어 교통의 요지이자 경쟁력의 원천이라고 자랑해 왔다. 하지만, 외국의 주요 대학교수들에게 주제발표를 요청하면서 대전을 소개하다 보니, 제주, 부산 등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는 지방의 한 대도시일 뿐이었다. 특히 해외 주요 도시와의 연결 항공편이 크게 불편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쩌면 해외 교통편 연결 면에서는 요지가 아닌 험지, 오지에 가깝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대전은 국제항공편이 가장 많은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경우, 리무진 공항버스 이용이 편리하고 약 3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고 소개되어 있다. 리무진공항버스에서 내려 호텔 숙소까지 이동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한국에 도착해 반나절 이상이 더 소요된다. 하루를 쪼개 바쁘게 움직이는 국제 인사에게는 대전 방문은 아무래도 서울, 제주, 부산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담스럽게 받아들이는 듯했다. 만약 청주공항의 국제항공편이 제대로 운행되고 있다면 한국 도착 즉시 승용차를 이용해 숙소로 1시간 정도면 이동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마음속을 떠나지 않았다.

특히 인천공항과 대전을 오가는 리무진 공항버스의 승하차 안내가 한국어로만 이뤄져 있다. 게다가 승하차 장소도 특급호텔 밀접지역인 유성과는 떨어져 있어 현지인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호텔 숙소까지 찾아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대전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려면 공항버스의 녹음된 안내 말이라도 영어로 소개돼야 한다. 또 국제도시로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최소한 공항에서 호텔 숙소까지 연결해주는 공항버스가 운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대전시가 운용하고 있는 영문 홈페이지에 소개된 상기 교통편만 하더라도 단순한 사실 위주로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다. 대전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이라면 어떻게 대전까지 가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대전은 서울에서 KTX로 한 시간 거리라고 알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인천공항과 서울역까지 기차가 개통되면서 서울역에서 KTX로 환승해 올 수도 있는 데, 이러한 루트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서울역을 통해 대전에 오는 경우와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경우에 대한 경로 및 소요시간 등이 비교 분석된 내용들로 확충돼 외국인 개개인의 사정에 맞는 교통편 선택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대전시는 신성장동력산업으로 MICE(Meeting, Incentive Tour, Convention, Exhibition)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컨벤션센터 개관, 국제회의도시 지정, 마케팅공사 설립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실제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대전지역의 국제회의 개최건수가 2008년 30건에서 올해 상반기만 58건으로 급증했으며, IAEA 핵융합에너지콘퍼런스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유치했다.

이러한 외형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방문에 대한 세심한 배려 및 인프라가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지금 세계는 국가 간 무한경쟁에서 점차 거대도시권(mega-city region)간의 경쟁으로 변화하고 있다. 대전이 진정한 국제도시로 발전해 나가려면 무엇보다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어야 한다. 실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 한 두 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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