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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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배우들이 만들어낸 수작…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세계 '연기력+극본+연출' 3박자가 빚어낸 성공… 호평 속 종영

  • 승인 2012-07-18 14:14
  • 신문게재 2012-07-19 10면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가히 아깝지 않을 만한 작품이 탄생했다. 톱스타 주연에 스타작가, 감독 어느 하나 충족하지 못했던 '추적자'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끝은 창대했다.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이하 추적자·사진)가 17일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딸의 억울한 죽음 앞에 살인과 탈옥 등을 벌여야만 했던 주인공 백홍석(손현주)은 15년 형을 선고받았고, 권력을 손에 쥐기 위해 살인을 했던 대통령 후보 강동윤(김상중)은 8년형을 선고받았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복수를 했던 백홍석의 결말은 '드라마적' 관점에서 씁쓸했지만, 최고의 결말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특히 법정에서 끝까지 자신의 딸을 지킨 백홍석의 부성애는 감동을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그동안 '추적자'는 16회 방영 내내 호평과 찬사가 쏟아졌다. 그 호평의 중심에는 배우들이 있었다. 딸을 잃은 절절한 부성애를 표현한 손현주는 그 누구보다 진실됐고, 간절했다. 절친한 주위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총에 맞고, 돈의 유혹에 빠져도 '난 아버지니까' 포기할 수 없다는 백홍석, 그리고 그를 연기했던 손현주는 16부 내내 브라운관을 꽉 채웠다.

손현주와 대립하는 김상중, 또 그를 짓누르는 박근형, 이 세 사람의 싸움 역시 '추적자'의 볼거리였다. 김상중은 차가우면서도 권력과 돈에 대한 강한 욕망을 가진 강동윤을 표현했고, 박근형 또한 악랄하면서도 치밀한 재벌회장으로서 극의 무게감을 살렸다. '김상중과 박근형이 대화하는 장면만으로 한 편에 드라마가 완성됐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초반 만해도 '추적자'는 우려와 걱정 속에 시작했다. 딸을 잃은 아버지의 복수극을 다룬다는 자체가 지나치게 어두웠고, 유력 대선 후보와 재벌가의 등장은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우려의 목소리를 낳았다.

그러나 '추적자'는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아니 어쩌면 대중들이 알고 있지만 피하고 싶은 진실을 남김없이 까발렸다. '추적자'를 보며 시청자들은 때론 분노했고, 때론 같이 눈물을 흘렸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던지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현실 속에 던지는 화두처럼 날카로웠다.

이러한 사회적 반향은 온전히 작가의 몫이었다. '태왕사신기', '내 인생의 스페셜' 등을 공동 집필했던 박경수 작가는 이번 작품이 입봉작이라는 사실이 믿기 않을 만큼 탄탄하고 긴박감 넘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3명의 PD가 만들어낸 연출력 역시 빛을 발했다. 가족드라마를 주로 연출해왔던 조남국 PD를 중심으로 '찬란한 유산', '시티헌터' 진혁 PD, '49일' 조영광 PD의 합작은 명품드라마 '추적자'를 탄생시켰다.

이처럼 삼박자를 고루 갖췄던 '추적자'는 끝이 났지만, 시청자들에게 그 여운은 쉬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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