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성용 저 |
어느 날 문득 시작된 여행은 작가를 세상의 끝으로 이끌었다. 짧지 않은 여행이었다. 사막을 지나 벼랑에 서고, 또 길을 잃고 헤매는 동안, 그저 담담하게 타박타박 걸었다고는 하지만, 그의 여정을 따라가는 길은 막막해서 아름답고 너무 아름다워서 쓸쓸하다. 그 사이사이에 풍경처럼 사람들이 들어서고, 현실과 허구의 경계에 있는 듯한 풍경들은 그에게 말을 건다.
이토록 쓸쓸한 여행은 지독한 일상의 끝에서 뜻밖에도 위로가 된다. 따뜻한 말 한 마디 흘리지 않는데도 마음을 감싸 안는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여직 길 위에 있는 사람들아, 너무 외롭거나 아프지 마라. 세상에는 지키지 못할 약속이 있고, 못 만날 사람이 있지만, 세상 끝에 걸친 그대의 여행은 언젠가 끝이 날 것이다. 사라지지 말고 이 말을 가슴에 새겨다오. 오래오래 당신은 여행생활자다.” 책읽는 수요일/유성용 지음/392쪽/1만3800원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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