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대한민국의 근현대 미술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여기 사람이 있다"입니다.
이 전시회의 부제는 "여기 예술이 있고, 그 속에 사람이 있다."입니다.
즉, 전시의 주제가 '사람'인 것입니다.
'여기 사람이 있다'라는 문구는 인간의 삶을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모은 전시회의 의미를 함축시키고 있었습니다.
또한 '여기'라는 말은 시간과 장소의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는데,
바로 시대의 현실을 대면하는 예술적 생산과 소통의 현장성을 드러내고자 하더군요.
한 세기에 걸친 한국근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위해 시대적 나열이나 방법에 따라 분류한 것이 아니라
일곱개의 키워드로 작품을 분류하여 작품에 대한 좀 더 이야기가 담긴 전시를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그 키워드는 <명상>, <여성>, <분단>, <일상>, <사건>, <몸>, <정체성> 입니다.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바닥에 전시회어 있는 <마음>이라는 작품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나선형으로 빼곡히 원형을 이루고 있는 전시물들을 볼 수 있는데요,
그 원의 중심에 조명이 있는 것을 보니 마음의 중심에 담겨 있는 희망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추측이 되었습니다.
근대 이전의 미술이 여성을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했는데, 근현대 미술에서는 본격적으로 다루었습니다.
밝고 화사한 작품으로 인상주의 작품을 새롭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제일 아래 쪽의 박래현의 <노점>은 1956년 그린 작품으로 제5회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동양의 평면성과 서양의 입체감을 결합시켰습니다. 또한 여인들을 수직으로 드러내어 전체적으로 수직성을 드러내었고, 여인들의 형상을 간략하게 드러내어 이국적인 느낌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의 사진관에 대한 질문에 "사진이란 인간생활의 기록이고 진실"이라는 그의 사진관이 무척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전화황의 '전쟁의 낙오자'라는 그림은 수채화 작품으로 전쟁직후 피폐한 삶의 모습들을 아련하게 다루고 있어 눈이 갔습니다. 특히 큰 조각상이 눈에 들어오는데요, 구본중의 <갑오농민전쟁>이라는 작품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노동자, 농민, 도시 샐러리맨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조소작품으로 드러내었는데요,
20대의 봉건제 시대를 탈피하기 위해 혁명을 일으킨 농민들의 이야기를 역동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정체성>에서는 여성작가들에 의해 다뤄진 여성의 문제를 주체화해서 다루고 있었는데요, 여성뿐 아니라 어린이, 노동자, 노숙자등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들인 그들의 정체성을 다룬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해맑은 표정의 소년의 눈동자에 비친 햇살에 반사된 설원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며,
그 옆에 히말라야에서 순박한 노동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있는 작품입니다.
2011년에 그린 작품인데요, 그러고보면 가장 최근의 작품이 아닐까 합니다.
또 황재형의 <외눈박이의 식사>(오른쪽 위), <월급날>(아래)은 리얼리즘에 입각한 작품으로 사진과 같은 리얼리즘이 아닌 예술적 태도로서의 사실주의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직접 탄광촌에 들어가 살면서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유화물감에 흙과 석탄을 섞어 그린 <외눈박이의 식사>(오른쪽 위)는 탄광촌에서 광부들의 식사의 모습을 다루었는데요,
그들의 삶의 현실을 그들과 함께 겪으면서 그려낸 가슴 뭉클한 그림이었습니다.
이 포토존에는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비 소녀> 조각상에서 같이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요즘 극우파 일본 사람이 이 곳에 말뚝을 설치해 논란이 되는 작품인데요,
대전시립미술관에 가시면 그 작품을 만나실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작품에서 사진을 같이 촬영하실 수 있습니다.
"여기 사람이 있다" 전시회, 성인은 5,000원, 학생들은 4,000원, 어린이는 3,000원으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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