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병든 기초의회 치유 가능하려면

  • 오피니언
  • 사설

[사설]병든 기초의회 치유 가능하려면

  • 승인 2012-07-17 19:03
  • 신문게재 2012-07-18 21면
기초 단체장과 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라는 국민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여론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애써 외면한다. 책임정치 구현을 위해서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기초의회가 파행으로 치닫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이 통째로 흔들리는 상황임에도 지금껏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준 적이 별로 없었다. 그런 점에서 민주통합당 대전시당의 진상조사 특위에 눈길이 쏠린다.

진상조사 특위가 17일 첫 회의를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특위는 후반기 원 구성을 둘러싸고 몸싸움을 벌인 중구의회와 자리 나누기가 드러난 유성구의회 사태를 조사한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의원들에 대해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엄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조사와 징계 수위가 나올지 지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민의를 대변하고 삶의 질을 높여달라고 지방의원들에게 표를 줬지 감투싸움이나 하라고 권한을 위임한 게 아니다. 주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보기에 볼썽사나운 싸움질인가. 이렇게 자질이 의심스러운 의원들을 공천했으니 공천한 정당이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도 특위를 구성하거나 자체 조사를 해서 문제 의원들에 대해 조사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게 책임정치라는 취지에 부합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그것으로 정당의 책임이 끝난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경우 최고위원회에서 내린 ‘지침’이 파행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이처럼 중앙당이 지방의회를 손아귀에 쥐겠다는 속내를 갖고 요구하는 한 기초의회의 파행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중앙당이 지방의회에 개입하는 것은 무엇보다 지방의회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다.

기초의회 파행이 불거지는 근본적인 원인은 정당공천제다. 책임정치 구현과 정당정치 발전을 위해 공천을 허용한 이후 지방자치제는 오히려 후퇴했다. 민생의 현장에서 생활정치를 펴야 할 기초의원들은 중앙당과 국회의원의 ‘하수인이자 몸종’처럼 전락하기도 했고, 정쟁에 휘말리는 요인도 돼 왔다. 지방정치가 중앙에 예속돼서는 자치는 없다. 우리 현실과 여건에 맞지 않는 제도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먼저 국회의원이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