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지붕없는 박물관' 부여, 백제 역사로 초대합니다

[특집]'지붕없는 박물관' 부여, 백제 역사로 초대합니다

부소산성ㆍ정림사지 5층석탑ㆍ궁남지 등 유네스코 등재에 손색없는 유적지 산재 해마다 부여 찾는 가족단위 여행객 늘어… 천혜의 자원 이용한 '백마강 둘레길' 인기

  • 승인 2012-07-17 14:30
  • 신문게재 2012-07-18 14면
  • 부여=여환정 기자부여=여환정 기자
● 부여 알짜 관광코스 7선

▲ 백마강 황포돛배
▲ 백마강 황포돛배
백제의 왕도를 모두 돌아보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는 부여 관광의 엑기스를 모아봤다.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전략을 잘 짜야된다. 편안하면서 즐기는 여행이 될 수 있는 부여여행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부여는 남북을 S자 형태로 관통하고 있는 비단 같은 금강이 펼쳐진 역사의 땅으로 매년 가족단위 여행객의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 123년 동안 백제의 왕도였던 부여는 천년세월이 깃든 역사의 보물 창고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관광지다.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문화를 대변하듯 도시자체가 아담하면서도 옛 왕도의 기품이 서려있는 고즈넉한 곳으로 사비성이라 불렸던 부여 시가지의 중심에는 사적 제5호인 부소산성을 비롯해 정림사지 5층 석탑, 궁남지 등 유네스코에 등재하기에 손색이 없는 유적지가 도처에 산재해 있다.

1. 황포돛배타고 그 옛날 시간여행 '백마강'

▲ 부소산성 태자골 숲길
▲ 부소산성 태자골 숲길
썩고 망해서 거름과 정신을 남기는 백제의 금강은 삼천궁녀의 한이 서린 백마강이다. 전북 장수의 뜬봉샘에서 발원해 한반도의 가슴을 서럽게 흐르던 금강은 백제의 고도 부여에서 백마강으로 이름을 바꾼다. 백마강은 백제보 아래에 위치한 천정대에서 낙화암과 구드래 나루를 거쳐 세도 반조원 나루까지 이어지는 약 16㎞ 구간이다.

백마강은 삼국사기에 백강, 일본서기에 백촌강으로 기록된 금강의 다른 이름이다. 백제의 도읍이 공주에서 부여로 옮겨온 사비시대(서기 538~660년)에 일본, 신라, 당나라, 서역과 문물교류를 했던 통로로 전북 군산 앞바다를 통해 금강을 거슬러 올라온 황포돛배는 국제무역항인 구드래 나루에서 닻을 내렸다.

최근에는 부여가 수변관광레저 중심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백제보가 들어서고 황포돛배가 다니는 강바닥을 준설하면서 수심이 깊어진 백마강이 카누와 카약 동호인들의 뱃놀이 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2. 검소한 백제 미학 오롯이 '정림사지 5층석탑'

▲ 정림사지 5층석탑
▲ 정림사지 5층석탑
정림사지가 자리한 곳은 부여읍 중심. 이름 그대로 정림사란 절이 있던 자리다. 지금 절터엔 석탑과 복원된 강당 건물, 연못, 그리고 정림사지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정림사지가 품고 있는 5층석탑(국보 제9호)은 백제의 우아한 아름다움의 표본이다. 훤칠한 키에 늘씬한 몸매를 지닌 석탑이다. 이 탑은 국내 모든 석탑들의 어머니격이다. 나무탑을 흉내 내던 이전의 돌탑을 벗어나 돌의 성질을 그대로 살려내 이뤄낸 돌탑의 전형이다.

5층석탑 뒤 복원된 강당 안에는 키 큰 석불이 모셔져 있다. 정림사지 석조여래좌상(보물 108호)이다. 돌로 된 중절모를 쓴 듯한 멋쟁이 석불이다. 탑은 백제 때 지어졌지만 석불은 고려때 것이다. 고려 때 중창불사하면서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3. 천년왕국의 아름다움을 품은 부소산성

부소산성은 높이가 해발 106m에 불과하지만 부여의 진산이다. 백제의 마지막 왕도 부여는 백마강을 천연의 참호로 삼고 부소산을 진산으로 삼아서 겹겹의 산성을 둘러 건설됐다.

산성내의 산책로는 계절따라 옷을 갈아 입고 편안하게 걸음을 안내한다. 완만한 산세로서 마을 뒷산을 산책하듯 편안하게 오를 수 있는 곳이며, 거닐고 쉴 만한 울창하고도 아름다운 숲길이 기다리고 있어 가족, 연인과 함께 트레킹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산성의 곳곳엔 누정(樓亭)이 세워져 있다. 방어를 위한 목적과 함께 왕궁의 원림(園林)으로서 구실도 겸한 곳이다.

4. 비오는 날이 더욱 좋은 '부여 궁남지'

▲ 궁남지
▲ 궁남지
궁남지는 말 그대로 왕궁 남쪽의 연못을 가리킨다. 백제 무왕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백제의 별궁 연못. '왕궁 남쪽에 연못을 파고 이십리에서 물을 끌어들였다. 사방에는 버드나무를 심고 못 가운데 섬을 쌓아 방장선산을 본떴다'는 삼국사기의 기록을 토대로 재현해 놓았다. 우리 역사에서 정원과 연못을 조성했다는 최초의 기록이므로 궁남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인공 연못이다. 궁남지의 또 다른 볼거리 연꽃은 정자를 품은 커다란 연못 주변에 널따랗게 심어져 있다. 무려 39만6700여㎡의 거대한 부지다. 백련, 홍련 등 색색의 연과 밤에는 잠을 자는 수련, 가시연, 왜개연 등 다양한 종의 연꽃이 있다. 그 중에는 전설 중의 전설 오가 하스 연꽃도 있다. 1951년 일본의 식물학자 오가 이치로 박사가 2000년 전 유적지에서 발굴한 연 씨앗을 발아시키는 데 성공한 연꽃이다.

특히, 7월 26일부터 29일까지는 서동공원 일원에서 '사랑 그리고 낭만'을 주제로 제 10회 서동 연꽃축제가 열린다. 주요프로그램은 궁남지의 아름다운 경관을 최대한 이용한 수상무대를 제작해 선 보이고 청소년음악회, 빛과 소리, 퍼포먼스의 카타공연, 7080콘서트, 국악공연, 무왕의 탄생설화와 연을 주제로 한 연애(蓮愛) 등 크고 작은 공연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5. 백제 옛 향기 가득한 '무량사와 성흥산성'

단아한 자태로 서있는 무량사 극락전은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고, 검소하되 결코 누추하지 않은', 백제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절집이다. 고란사와 마찬가지로 개창 시기는 불분명하다. 다만, 9세기말 통일신라시대 때 처음 지어졌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다. 100년 넘은 싸리나무를 깎아 만든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면 절의 중심 건물인 극락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보물 제356호다.

무량사는 조선 세조 때 생육신의 한 사람인 매월당 김시습이 최후를 마친 곳이기도 하다.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에 항거하며 비승비속의 몸으로 떠돌던 그의 영정이 우화당 뒤편 전각에 봉안돼 있다. 그의 절개처럼 곧은 부도탑은 일주문 오른편에 세워져 있다.

6. 위대한 대백제의 화려한 재림 '백제문화단지'

▲ 백제문화단지
▲ 백제문화단지
2010세계대백제전의 주무대로서 국내는 물론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던 백제문화단지, 백제역사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조성된 아시아 최대 역사테마파크다.

백제문화단지는 공공시설인 사비성(왕궁, 능사, 생활문화마을 등), 백제역사문화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민자시설인 숙박시설(콘도, 스파빌리지), 테마파크, 명품 아울렛, 체육시설(대중골프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7. 자연과 호흡하는 '백마강 둘레길과 자전거길'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지자체마다 걷기 좋은 길, 아름다운 길 등 둘레길을 만들어 내고 있다. 백제왕도 부여도 백마강이라는 천혜의 자원을 이용한 명품 둘레길을 탄생시켰다.

백마강길은 구드래 공원 방면 부소산 입구에서 시작해 부소산을 관통한 뒤 백제보, 천정대, 부산, 희망의 숲, 금강살리기 5공구 수변공간, 궁남지, 신동엽 시비, 구드래 조각공원을 잇는 새로운 역사문화 탐방길로 총 연장은 24㎞에 이른다.

한편, 백마강 강변은 하이킹을 즐기기에도 좋다. 백제보에서 구드래나루를 거쳐 규암선착장에 이르는 백마강 양쪽의 강변은 금강자전거길이 달리는 구간. 대청댐에서 공주와 부여를 거쳐 금강하구둑까지 이어지는 146㎞ 길이의 금강 자전거길은 부여 땅에 들어와 처음으로 백제보에서 휴식을 취한다. 금강자전거길은 백마강교에서 두 갈래로 나눠진다. 백제보에서 곧장 달려온 자전거길은 부소산을 에둘러 구드래 나루로 돌아와 둑길을 달린다.

부여=여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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