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호가 런던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지난 14일 오후 마지막 국내전인 뉴질랜드와 친선경기를 열었다. 전반 박주영이 선취골을 넣고 김태영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제공] |
역시 박주영(27ㆍ아스널)이었다. 긴 공백과 병역 연기 파동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았다.
박주영은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올림픽 대표팀 출정식 경기인 뉴질랜드와 평가전에서 전반 18분 멋진 선제골을 뽑아내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박주영의 킬러 본능이 돋보인 골이었다. 박주영은 윤석영이 왼쪽에서 찔러준 크로스를 감각적인 왼발 뒤꿈치 킥으로 마무리했다. 골키퍼가 꼼짝없이 당했고, 수비수가 몸으로 막아봤지만 이미 골 라인을 통과한 뒤였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버린 한방이기도 했다. 박주영은 지난 3월 병역 연기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예전 AS 모나코 시절 모나코 공국에서 체류 허가를 받아 병역을 10년 연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것.
거센 비판 여론 때문에 A대표팀에도 뽑히지 못했다. 결국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역 입대의 뜻을 다시금 밝힌 뒤에야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병역법으로 인한 국내 체류 기간 제한 때문에 대표팀과 떨어져 홀로 일본에서 훈련을 하기도 했다.
심적 부담과 함께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박주영은 지난 시즌 아스널에서 프리미어리그 정규리그 출전이 고작 1경기뿐이었고, 컵대회와 챔피언스리그 각각 3경기와 2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대표팀과 소속팀 경기를 통틀어서도 지난 3월 챔피언스리그 16강전 교체 출전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런던 출국을 하루 앞둔 평가전에서 이러한 걱정을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특유의 적절한 위치 선정은 물론 폭넓은 움직임으로 홍명보호의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감각적인 힐 패스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드는 등 빼어난 경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하는 득점력으로 국가대표 붙박이 골잡이의 실력을 톡톡히 과시했다. 또 맏형으로서 구자철과 기성용, 김보경, 지동원 등 주축 선수들을 이끌며 자신을 뽑아준 홍명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4개월여 만의 실전에도 변함없는 실력을 뽐낸 박주영.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홍명보호의 도전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노컷뉴스/중도일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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