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전에서 학업을 중단한 고등학생이 1524명에 이르렀다. 학업중단율 2.03%는 특·광역시 중 가장 높다. 정규 학교과정에 적응하지 못해 자발적으로 중퇴하는 경우가 주류라고 한다. 그 일차적인 책임이 가정이나 학생 자신에게 있더라도 우선적으로 교육당국과 학교에서 학업중단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
사실 학업중단을 막기 위한 예방시스템이 없는 건 아니다. ‘Wee 센터’ 전문상담교사 등 학업중단 예상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개입이 가능한 예방적 교육안전망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 이 시스템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학업중단 학생이 갈수록 느는 현실은 이러한 시스템이 한계를 노출해서가 아닌지에 대해서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시행된 ‘학업중단숙려제’만 해도 그렇다. 학교를 그만두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2주 이상 전문가의 상담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보름에 불과한 짧은 기간에 학업중단을 결심한 학생이나 학부모의 생각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자칫하면 학교 밖으로 나가는 시기를 일정 기간 늦추는 효과에 불과할 수도 있다. 충남과 같이 장기간 숙박하며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을 더 늘리는 게 효과적이다.
‘복교 프로그램’도 시급하다.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이 중단한 학업을 마치도록 일종의 ‘패자 부활전’의 동기를 부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학업중단 학생들의 소재를 파악해 다시 학교로 돌아오도록 교육청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학업중단 학생을 공교육 안으로 끌어안는 더 적극적이고 섬세한 배려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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