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원 한라공조 50여명은 11일 오후2시 대전 서구 탄방동 국민연금관리공단 앞에서 한라공조 외국투기자본 공개매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상구 기자 ttiger39@ |
<속보>=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는 11일 국민연금공단 대전지사 앞에서 한라공조(주) 외국투기자본 공개매수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공단의 공개매수 불참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대전지역의 대표적 제조업체인 한라공조의 지분을 69.99% 보유한 비스티온(미국 기업)이 한라공조의 잔여지분을 95% 이상까지 공개 매수한 뒤 상장을 폐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노동조합은 진행 중이던 임·단협 교섭을 잠정 중단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은 한라공조의 지분을 9.81%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의 결단에 따라 국제투기자본의 의도를 무력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95%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상장폐지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으로 국민연금공단의 동의 없이는 투기자본의 뜻대로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비스티온이 한라공조의 지분을 100% 확보하게 되면 이익잉여금 1조2000억원을 투기자본들에 배당하고, 전체 또는 분할매각 등을 통해 투기자본의 이익만을 챙기려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투기자본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라공조에서 부품의 75% 안팎의 납품을 받고 있는 현대기아차는 상장폐지에 따른 기업투명성 하락과 기업매수를 위한 고도의 전략 목적 등으로 물량조정(감축) 등을 추진하고, 한라공조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 관계자는 “비스티온이 한라공조의 지분을 모두 확보한다면 상장폐지와 함께, 한라공조로부터 대부분 물량을 공급받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기업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한라공조의 매각대금을 적게는 3조원에서 많게는 5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자동차(주) 측은 “(한라공조 매입설과 관련해)현재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라공조는 자동차의 에어컨·히터시스템과 열교환기, 프런트 엔드 모듈 등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의 자동차 공조 전문기업으로, 1986년 설립 이후 모기업인 비스티온사와 상호 기술협력을 바탕으로 기술력과 품질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한라공조는 KT&G와 함께 대전을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국내 약 1800명을 포함해 전세계 총 7300여명의 임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2조58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은 1700억원(2011년)을 넘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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