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바버라 스트로치는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스데이, 타임지에서 과학 및 의학 소식을 담당했으며, 현재 뉴욕 타임스에서 의학 및 건강 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바버라 스트로치가 총괄한 뉴스데이 특별취재팀은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인 『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가 있다.
▲ 바버라 스트로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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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할 책으로 돌아와 보자. 책 제목이 '가장 뛰어난 중년의 뇌'이다. 이 제목을 접하는 많은 독자들은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위에서 제시된 보통의 중년들이 겪는 일반적인 뇌기능 저하로 생각되는 상황들에 대한 내용과는 전혀 상반된 제목이기 때문이다. 늙어서 기능이 떨어질 시기인 중년의 뇌가 가장 뛰어나다니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인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어쩌면 과학책이 아니라 중년들의 힘을 북돋아 주려는 자기계발서로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인류 역사에서 '중년'은 무시된 측면이 있었다. 탄생과 젊음 그리고 노년과 죽음은 나름대로 그 위치에서 철학적으로 과학적으로 그리고 문학적으로 중요시 여겨졌지만 그 중간에 끼인 '중년'에는 포커스가 맞추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평균 수명이 비약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인생의 시간이 길어지고, 중년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중년이 여러 방면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의학이나 생물학적인 연구에서 대부분 건강의 측면, 즉 장기들의 기능이 떨어지는 측면과 그것을 최대한 지연시키려는 연구들이 지속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과학적인 연구에서도 중년의 '뇌'는 비교적 소외된 연구 대상이었다. 그저 젊은 뇌가 서서히 저물어 가는 정도로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따로 '중년의 뇌'를 구분지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이제 그 시각이 바뀌었다. 더 정교해진 뇌 활동의 분석 기계들과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중년의 뇌는 별도의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중년과 중년 이후에 뇌는 실로 다양한 기능 변화를 보인다. 물론 '기억'이라는 기능을 보면 확실히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뇌가 늙었다고 해서 모든 기능이 쇠퇴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다.
기억을 제외한 많은 부분의 기능들은 젊은 시절과 비교하여 기능이 떨어지지 않으며 심지어는 절정에 다다르는 기능도 있다고 한다. 기억의 능력은 떨어지지만 주위 세계, 즉 사람과 일 그리고 사건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은 극대화된다. 뇌는 그 동안의 지식을 연결망으로 묶고, 그 것들에서 패턴을 형성하기 때문에 중년의 뇌는 그러한 패턴과 일어나는 상황 혹은 사건의 유사성을 순식간에 인식하고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다. 이 책에는 이러한 일반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뇌의 기능과 활동 측면에서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중년의 뇌가 갖고 있는 장점들을 설명한다. 이를 바탕으로 중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현대의 우리 세상은 중년들의 자리를 점점 좁게 만들고 있다. 또한 각자의 현재의 삶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강제 퇴직 연령을 정해 놓기까지 했다. 너무 늙었다고, 집으로 돌려 보내는 것이다. 과연 우리의 뇌는 그저 쪼그라들기만 하는 것일까? 이 책을 통해 중년의 뇌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장점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알아보고 나아가 우리 시대의 중년들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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