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대한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29위인 삼환기업과 72위인 자회사 삼환까뮤는 금융당국의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 C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환기업과 삼환까뮤는 채권은행들과 협의를 거쳐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며, 100대 건설사 중 법정관리나 워크아웃 상태인 기업은 총 24개로 늘어나게 됐다.
워크아웃 및 퇴출 대상 업체에 대한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풍림산업과 우림건설, 지난달 벽산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직후라는 점에서 건설업계에 주는 충격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환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아파트 분양 계약자들의 피해는 없을 전망이다. 이들 업체가 시공한 아파트 입주가 대부분 끝난데다 하자보수는 대한주택이 보증하기 때문이다.
한편, 삼환기업은 최종환(87)명예회장이 삼환기업공사란 이름으로 1946년 창업했다. 1962년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을 시작으로 조선ㆍ플라자ㆍ신라호텔 등 유명 호텔공사를 도맡으며 명성을 떨쳤다. 삼성그룹의 태평로빌딩과 서울지방검찰청과 대검찰청, 우리은행ㆍSC제일은행 본점 등도 시공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1980년대 토목은 현대, 건축은 삼환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시공능력이 뛰어났다”고 말했다.
삼환기업은 해외시장 개척에서도 선두주자였다. 1973년 12월 2450만달러 규모의 사우디 알울라~카이바 고속도로공사를 수주해 국내 건설사로는 최초로 중동 건설 공사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국내 업체들의 잇따른 해외시장 진출로 인한 저가 수주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진데다 최근 주력사업인 공공 토목사업 발주까지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삼환기업은 앞으로 서울 소공동 보유 토지(1900억원)와 왕십리 아파트 사업부지(500억원), 베트남 가스전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300억원) 등을 통해 하반기에만 27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운석 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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