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헌선]전략적인 하프타임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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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헌선]전략적인 하프타임의 매력

[교육단상]하헌선 대전동산초 교감

  • 승인 2012-07-10 14:13
  • 신문게재 2012-07-11 20면
  • 하헌선 대전동산초 교감하헌선 대전동산초 교감
▲ 하헌선 대전동산초 교감
▲ 하헌선 대전동산초 교감
필자가 초등학교 다닐 때엔 여름방학이 무조건 좋았다. 한가로움과 여유로움 그리고 현장체험과 호연지기의 기상 그 자체였다. 시골의 외할머니댁에 가서 낮에는 헤엄, 고기잡이, 메뚜기ㆍ개구리 잡기, 원두막에서 참외를 깎아 먹었다. 밤에는 모깃불 옆에서 옥수수 하모니카를 불며 밤하늘의 별과 함께 꿈을 키웠다. 그리기 방학과제의 대부분은 원두막에서 수박 먹던 그림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여름방학도 참 많이 변했다.

요즘 방학은 축구나 농구경기의 하프타임과 같은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프타임은 경기 시간을 전ㆍ후반전 둘로 나누어 그 사이에 주는 쉬는 시간이다. 하프 시간의 교과서적인 의미는 온갖 노력을 다하며 격렬했던 경기를 잠깐 뒤로 하고 긴장감을 풀고 여유와 편안함을 느끼며 휴식을 취하는 매력 있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어떤 하프타임이든 여유와 편안함보다 감독을 중심으로 전반전에 치른 경기 내용에 대한 분석과 곧 이어질 경기에 대한 전략 수립 및 지시로 긴장감은 더욱 팽팽한 시간으로 그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는 마법의 시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전반전에 해당하는 1학기 동안 학교라는 공간에서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받았다면, 하프타임에 해당하는 방학 기간은 창의적인 전략으로 자기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곧 하프타임에 해당하는 30여 일 동안의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여름방학에는 학생들의 자기주도력을 키울 방안과 전략을 강조하고 싶다. 부모의 보살핌은 점점 열과 성을 더해가고 있고, 물질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풍요해졌지만, 학생들의 자기주도정신은 점점 나약해져 온실의 화초처럼 되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비바람에 맞선 꽃만이 뿌리를 땅속 깊숙이 내려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체득하게 되고, 가뭄이 심할수록 식물들은 자기주도적으로 뿌리를 땅속 깊이 내리는 것 또한 자연의 섭리일 것이다.

자기주도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독서와 체험활동이 최적의 활동이다. 독서는 자신의 경쟁력을 상승시킬 수 있는 원천 요소다.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은 다양한 지식을 체계적ㆍ합리적ㆍ과학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효과적인 지식경영은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소화함으로써 가능해진다.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중 독서를 통한 다양한 간접 체험이 가장 적절한 방법일 것이다. 책 속에는 삶의 진리와 가르침이 있다. 책(독서)을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 독서를 통해 얻은 간접경험과 진리 터득은 자기주도력을 기르는 데 꼭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다.

자기주도력을 기르기 위해 독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다양한 체험활동이다. 백문이불여일견(百聞而不如一見), 백견이불여일행(百見而不如一行)이라는 말이 있다. 직접 겪어보는 활동이 가장 좋은 학습임을 체득한 선현들은 주경야독(晝耕夜讀)하며, 여가 즉 하프타임을 활용하여 명산을 찾아다니며 호연지기를 길렀다. 이번 방학엔 부모님을 도와 집안일도 스스로 해보고, 관심 있는 분야의 다양한 체험을 해 보며, 시간이 되면 산과 강 그리고 바다가 함께하는 대자연 속에서 호연지기의 기상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까.

여름방학, 이번 하프타임이 지나면 곧 2학기가 시작된다. 대나무는 마디를 맺으며 더 강해지고 연은 바람이 거셀수록 더 높이 날며, 거센 폭풍우가 유능한 선장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여름에 땀 흘린 사람만이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다. 올 여름방학은 창의적인 전략을 세워 독서와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스스로 꿈을 재정비하여 '베스트'가 아닌 '온리원'이 될 수 있는 자기주도력을 키우는 보람된 '하프타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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