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가오동에 사는 주부 정모(39)씨는 최근 내수경기 침체와 물가 인상 등에 따른 생활고를 호소했다. 정씨는 “올해 상반기 고유가 시대가 지속된데 이어, 유럽발 재정위기와 내수경기 부진 등이 결국, 서민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매월 지출되는 주택 대출금 이자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으로, 영화관람 등 문화생활은 오래전에 포기했다”고 푸념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서민들의 소비문화도 조금씩 변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식재료 가격 인상으로 '1인당 점심값 1만원'시대가 되면서, 일부 서민들은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한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또 관공서나 대학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과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 등 이른바 '알뜰족'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대전시에 따르면 시청 내 구내식당의 이용가격은 직원이 3000원, 일반인이 3500원으로, 인근 식당 1인분 기준 판매가격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로 인해 최근 들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지난 달 시내버스 이용객은 하루 평균 약 44만명, 지하철 이용객은 11만명(1일)을 기록하며, 대중교통 이용객도 지난해와 비교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름값을 절약하기 위해 셀프주유소를 찾는 서민들도 늘고 있다. 중구 문화동에 사는 직장인 조모(33)씨는 “셀프주유소를 이용하면 ℓ당 약 50~100원 정도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차에 기름을 가득 주유했을 때 약 5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민과 함께 지역 중소기업들도 고물가시대에 아끼고 절약하는 일만이 살길이라는 분위기다. 대전산업단지 내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김모(45ㆍ부장)씨는 최근 임직원 모두가 회사 내에서 절약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사무실에서 불필요한 전등 끄기, 컴퓨터 모니터 끄기 등은 이미 생활화하고 있다”면서 “회사 구내식당에서 반찬 남기는 일, 여름철 사무실 에어컨 가동 등은 서로 눈치를 봐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귀띔했다.
에너지관리공단 대전충남지역본부 관계자는 “여름철의 경우 냉방기 등으로 인해 에너지소비량이 많은 편”이라며 “일반가정이나 기업에서는 실내 적정온도 유지 등 에너지를 절약하는 실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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