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균]산사태 예방 첫걸음은 경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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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균]산사태 예방 첫걸음은 경각심

[시사 에세이]김남균 산림청 차장

  • 승인 2012-07-09 16:27
  • 신문게재 2012-07-10 20면
  • 김남균 산림청 차장김남균 산림청 차장
▲ 김남균 산림청 차장
▲ 김남균 산림청 차장
지구 온난화로 기상이변이 잦아지면서 기상을 예측하는 일이 해마다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전국을 휩쓸었던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인한 서울과 춘천 등의 산사태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일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기상현상이어서 예측하기 어려운 피해였다.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은 산사태의 대형화ㆍ집중화 추세로 이어진다. 일례로 우리나라의 연평균 산사태 피해면적이 1980년대에는 231㏊ 수준이었으나 2000년대에는 713㏊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작년 7월 집중호우 때 서울 지역에 3일 동안 내린 비의 양은 588㎜로 1907년 기상관측 이래 104년 만에 최고치였다. 이같은 기록적 폭우는 결국 서울 우면산 등 도시ㆍ생활권 지역에서 산사태로 이어져 더 많은 피해를 냈다.

국토의 64%가 산지인 우리나라는 지형ㆍ지질적 특성상 산사태에 매우 취약하다. 산사태란 산지 경사면에서 강우로 인해 토층과 암반경계면 위의 토석이 일시에 미끄러져 발생하는 붕괴현상을 말한다. 이 때 토석 및 유목(流木)이 많은 양의 물과 뒤섞인 토석류가 발생해 계곡을 따라 빠른 속도로 밀려내려 하류 생활권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일으킨다. 사실 작년 우면산의 토석류는 규모가 2006년 강원도나 2008년 경상북도에서 발생한 토석류보다는 작았지만 산기슭까지 주택지, 아파트,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 있는 도심 생활권에서의 사고였기 때문에 인명ㆍ재산 피해 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산사태 및 토석류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지에서 발생하는 산사태를 완벽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산사태와 토석류에 의한 피해는 노력 여하에 따라 많이 줄일 수 있다.

작년 이후 산림청은 산사태로부터 인명ㆍ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방식을 현장중심으로 개편했다. 먼저,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사전예방을 강화해 인구밀집 지역인 도시ㆍ생활권의 산사태 우려지역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사전에 사방사업 대상지를 선정해서 관리하고 토석류 피해 우려지역을 현장조사해 취약지를 미리 파악하고 이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둘째, 과거 농산촌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했던 사방시설을 도시ㆍ생활권 위주로 재편해 나가기로 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병원, 학교, 관공서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쉬운 곳과 주거지역 인근 산지를 사방사업 대상지로 우선 선정하고 도시ㆍ생활권 인명피해 우려지역은 산림 내 계곡 상류부터 하류까지 체계적으로 적합한 사방시설을 설치해 철저한 예방이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셋째, '산사태 예방ㆍ대응 현장매뉴얼'을 만들어 현장대응 체계를 확립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취약지역 및 거주 주민 현황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취약지역별 대피장소도 파악해 즉각 안내 및 유도가 가능하도록 했다.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미리 지정된 대피장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매뉴얼에 반영하는 등 주민 안전을 최우선에 뒀다. 물론 앞으로 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른 실전 행동요령을 더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여름철 집중호우 등에 따른 산사태 재해예측 상황 또는 발생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이미 산림청에 산사태예방지원본부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산사태예방지원본부는 전국 산사태 대응활동을 총괄 지휘하고 지역 산림조합, 소방서, 경찰서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대책이 산사태로 인한 재해를 모두 예방할 수는 없다. 자연재해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지식과 수단을 모두 동원해 재해발생에 적절히 대비하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막는 첫걸음은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언제 어디서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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