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그림자배심제' 살인미수 40대에 집유

대전지법 국민참여재판… '우발적 범행' 양형이유

대전지법에서 올해 처음으로 그림자배심제를 적용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160시간이 선고 됐다.

대전지방법원 제12형사부(재판장 부장판사)는 지난 4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이모(45)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의 양형의견을 받아들여 이 같은 형을 선고 했다.

이날 재판에서 7명의 배심원단은 피고인에 대해 전원 유죄 의견을 낸 가운데, 징역 1년 6개월에서 2년 6개월, 집행유예 3~4년과 사회봉사 160시간 등 다양한 양형 의견을 제시했다.

그 결과 재판부는 다수의 양형의견을 존중해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하고 형의 집행을 3년간 유예하는 대신 사회봉사 명령을 함께 내렸다.

또 이날 재판에는 사법연수원생 14명으로 구성된 그림자배심원들도 참여해 양형 의견을 제시했다.

그림자배심원의 의견은 재판 결과에는 반영되지 않으나 이들 역시 피고인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다수가 집행유예 의견을 냈지만, 형량에 있어서는 정식 배심원단 보다 3~6개월 가량 낮은 양형 의견을 냈다.

이번 국민참여재판에 회부된 이씨는 올해 초 피해자 김모(31)씨가 자신의 차량을 충격하는 사고를 낸 뒤 성의 있게 사고 처리를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품고 있던 중, 재차 자신의 차량이 손상되는 피해를 입자 김씨를 의심, 찾아가서 말다툼을 벌이던 중에 김씨를 흉기로 찔러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당시 피해자를 살해할 마음으로 흉기를 미리 준비해 가슴에 품고 있었다는 이유로 살인 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자칫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었던 위함한 행위로 죄질이 좋지는 않다”면서도 “피고인이 연속적으로 차량이 긁히는 피해를 입으면서 제어하기 힘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심리적으로 매우 흥분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뒤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이 고려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번 재판에 적용된 그림자배심제는 재판 과정 참여를 통해 사법부에 대한 국민 신뢰와 이해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시작됐으며, 배심원 구성은 정식 배심원의 결원에 대비해 선정하는 예비 배심원이나 특정 그룹을 대상으로 한 임의 선정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종섭 기자 nom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