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통신수단으로 활용됐던 공주 월성산 봉화대에 오르면 공주시내를 바라보며 가곡을 부르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박판길의 '산노을'을 멋들어지게 부르는가하면 때론 능숙한 하모니카 연주 솜씨를 뽐내는 사람은 오흥수(65ㆍ공주시 중학동ㆍ사진)씨다.
가수도, 음악가도 아닌 오 씨의 직업은 용달차량 운전자다. 일이 없는 날이면 어김없이 월성산에 오르는 오 씨는 오전 11시쯤 봉화대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하모니카를 분다.
산에 오르기 시작한지 12년이 됐다는 오 씨는 “이삿짐센터 일이 없는 날이면 무료하게 지내는 것보다 산에 오르는 게 좋아 시작했는데 거의 매일 월성산을 찾는다”고 말했다.
성악을 전공하지도, 따로 배운적도 없다는 오 씨는 “처음에는 유행가를 좋아했는데 방송에서 나오는 유명 성악가의 목소리에 반해 따라 부르다보니 10곡 정도의 가곡을 거뜬히 부른다”며 웃었다.
산에서 노래부르는 게 부끄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지금은 친구가 많이 생겼다”면서 “건강을 위해 산에 오르는데 기왕이면 여러 사람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 늘 웃고 노래하며 특이한 복장을 입기도 한다”고 들려줬다.
임혁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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