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풀어주고ㆍ피부엔 탄력을

희석시켜 세안하면 모낭충 제거 출산후 어지럼증 등에도 좋아

[음식과 건강]식초

▲ 이연월 교수 대전대 둔산한방병원 한방내과

요즘 마트에 가면 감식초, 흑초 등 식초를 이용한 제품을 많이 볼 수 있다.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서 대중화 된 식초는 포도주를 아세트산발효시켜 만들며, 중국에서는 공자(孔子)가 살았던 기원전 500년 전부터 있었다. 한국에는 삼국시대에 중국으로부터 만드는 법이 전래돼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를 초월한 사랑을 받아온 건강식품중 하나다.

식초는 식품에 사용하는 조미료 혹은 향신료로 육류, 생선, 과일, 채소 등을 저장하거나 절이는 데 사용된다.

마늘, 양파, 사철, 쑥이나 다른 양념용 식물 및 조미료와 함께 맛을 돋울 뿐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활용돼 왔다. 한의학에서는 식초를 '초(醋)'라고 부르며, '고주(苦酒), 순초(醇酢), 초주(酢酒), 미초(米醋), 혜(醯), 순초(淳酢)'라고도 부른다.

동의보감에는 “초는 성(性)이 온(溫)하며 맛이 시고 독이 없어 옹종(擁腫)을 없애고 혈운(血暈)을 부수며, 모든 실혈(失血)의 과다와 심통(心痛)과 인통(咽痛)을 다스린다. 또한 일체의 어육과 채소독을 소멸시킨다”고 전해진다. 식초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은 신맛과 쓴맛을 함께 지니며, 간장(肝臟)과 위(胃)의 경락에 작용하고, 몸에 쌓인 어혈(瘀血)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좋아지게 한다. 소화를 돕고, 안에 쌓인 열독을 풀어준다. 또한, 몸에 생긴 상처를 치료하고 기운을 거둬주며, 굳게 뭉친 것을 부드럽게 풀어주고, 출혈을 멎게 하며, 위로 쌓인 기운을 아래로 내려준다. 또 회충의 요동을 가라앉히며, 독(毒)을 풀어준다. 식초는 출산 후 어지럽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 복부에 생긴 혹이나 덩어리, 피를 토하거나 코피가 나는 증상, 대변에서 피가 나오는 증상에 효과가 있다. 목이 아픈 증상, 피부 질환 등을 치료하며, 물고기나 육류, 채소의 독을 풀어준다.

식초에는 주성분인 초산과 함께 다양한 유기산, 아미노산, 당, 알코올, 에스테르 성분이 함유돼 있는데, 유기산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고 혈압을 조절해서 성인병을 예방한다. 식초는 강력한 방부 및 살균, 해독 효과가 있으며, 입맛을 돋우고 소화를 돕는다. 신진 대사와 성장 촉진 효과가 있으며, 남는 영양소를 분해하고, 피를 맑게 해준다. 피부를 탄력있게 하고 뼈는 튼튼하게 함은 물론, 면역기능을 좋아지게 하는 역할도 해준다.

식초는 식욕부진, 비만, 변비, 동맥경화, 괴혈병 및 백내장, 감기, 각종 암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음식의 비린내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 식초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피로회복, 심혈관질환 예방, 항암, 혈당 조절 및 골다공증 예방 효과가 밝혀지기도 했다.

또한 식초를 희석시킨 물로 세안을 하면 모낭충이 없어지고 피부가 고와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넘쳐 과잉이 되면 유해한 것이 되므로 식초도 소량씩 적당하게 먹어야 한다. 민간에서는 생선가시가 목에 걸렸을 때 식초 탄 물로 입안과 목을 여러 번 헹궈주며, 피로와 스트레스가 심할 때 욕조에 식초를 소량 넣어 목욕을 하기도 한다. 비듬이나 정전기를 없애고 머릿결을 윤기 있게 하기위해 식초 넣은 물에 머리를 헹구기도 한다. 식초는 비위(脾胃)에 습(濕)이 많거나, 근육이 뻣뻣한 증상, 위궤양이나 위산과다 혹은 신장질환 환자는 먹지 않거나 주의해야 하며,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