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특별사법경찰수사팀이 시내 배달전문음식점 100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 상태를 점검했더니 18곳이 엉망이었다고 한다. 조리장의 위생 상태는 물론 쓰고 남은 음식물 폐기물을 버리는 용기엔 뚜껑도 없었다. 농산물의 원산지 표시도 거짓으로 해놓았고, 무표시 식품도 보관했다. 이렇게 비위생적으로 조리된 음식을 돈 주고 배달시켜 먹었을 것을 생각하니 기가 막힌다.
배달음식점의 위생 수준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배달음식이 부엌과 싱크대를 대신한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문할 때는 업주의 사업 윤리와 식품위생 관리를 당연한 전제로 깔고 믿고 주문한다. '알아서 잘 해주겠지'하는 소비자의 믿음을 배신하면 안 되는 이유다.
지난 2008년 일본에서는 대표적인 고급요리점 '센바키쵸'가 손님이 남긴 음식을 재사용하다 적발돼 하루아침에 도산했다. 엄한 처벌과 함께 소비자가 이 불량 업소를 철저히 외면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영세 규모의 생계형이라고 봐주는 식의 가벼운 처벌에 그친다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갈수록 멀어질 뿐이다.
음식점의 위생 불량은 시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된다고 보면 10곳 중 2곳에 불과하다고 가벼이 여길 일이 결코 아니다. 식품위생에 있어선 한 치의 소홀함도 허용돼선 안 되는 이유다. 배달음식점은 특성상 신선한 재료 사용이나 각종 위생 상태를 소비자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식품안전교육을 강화하고 당국의 주기적인 단속과 철저한 점검이 요구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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