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산업단지 내 제조업체 대표 A씨는 최근 치솟는 원자재 가격에 한숨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제품원가가 상승해도 회사 생산제품의 가격을 임의대로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A씨는 “최근 고유가 등으로 인해 생산 원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면서 “최근 약 10년 동안 완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영업 마진만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푸념했다.
지역 중소기업의 임원인 B씨의 경우 “회사 자체적으로 제품단가를 올려도 최근 내수경기 침체 등을 고려하면 시장에서의 성공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며 “현재의 상황은 손해를 보더라도 판매가격은 동결해야 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해 판매가격 인상이라는 '초강수 경영 카드'를 빼든 가운데, 지역 중소기업들은 판매가격 동결에 울상을 짓고 있다.
최근 치솟는 물가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각종 제조원가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완제품의 가격을 쉽게 인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지역 중소기업들은 제품 생산에 따른 원자재 가격을 경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생각하고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지역 중소제조업체 132곳을 대상으로 지난 5월 중 기업의 최대 경영애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52.9%가 원자재 가격상승을 꼽았다.
또 대전상공회의소가 지역 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 전망에서 올해 3분기 예상되는 경영애로(대외여건)로 응답 업체의 44.6%가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제조원가 인상에 따른 납품단가(완제품) 인상이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는 “중소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임의대로 제품 판매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면서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와 장기적인 내수 경기 침체로 중소기업들이 전반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중소기업 활성화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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