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김상구 부장 |
음악은 분명한 소통의 기제다. 단정하고 근엄한 모습이 먼저 떠오르는 성악가들이 드레스와 턱시도를 벗고 대중 앞에 섰다. 관객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찾아 나섰다. 원형의 공연장이 아닌 탁 트인 숲 속에서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이들.
'클래식의 대중화'를 선언하며 맑은 공기가 가슴을 적셔주는 숲 속 공연장에 선 '선양 에코페라(Ecopera)'가 바로 그들이다. 에코페라는 에콜로지(Ecology)와 오페라(Opera)의 합성어다. 자연친화적인 공간인 계족산에 오페라라는 이질적인 공연물을 적합시킨 것이다. 그들이 만드는 '뻔뻔(Fun Fun)한 클래식'은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무대로 관객들의 인기몰이가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과감한 연출을 시도하고, 격식 없는 모습으로 유쾌함을 선사한다. 이 음악회는 선양 조웅래 회장이 제안하고 뻔뻔한 클래식팀이 이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여 공연 초기부터 세간의 화제를 모아왔다. 에코페라 팀명은 조 회장이 즉석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 상품이다.
단원들로부터 음악회의 성격에 대해 들어봤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는 소프라노 정진옥 단장과 뻔뻔한 클래식의 미남 테너 장경환, 개그담당 바리톤 이병민, 막내 일꾼 바리톤 고성현. 이들은 “공연장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감동을 느끼며, 관객과 호흡 할 기회를 갖게 돼 감사하다”며 “숲속 음악회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와 치유를 제공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 숲 속에서 여는 음악회의 의미는.
정진옥(44ㆍ단장ㆍ소프라노)-어렵게 생각해왔던 클래식을 가족 또는 연인과 함께 남녀노소 모두 부담없이 뻥 뚫린 야외에서 수준 있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어 가는 기회다.
장경환(43ㆍ테너)- 관객의 마음을 열어주고 시원한 바람이 달래주고 정신적인 상쾌감을 준다. 극장에서 클래식 공연을 감상하는 것과 달리 숲속 음악회는 답답한 속이 뻥 뚫리는 카타르시스와 치유를 제공한다.
이병민(37ㆍ바리톤)- 예술문화는 대중들의 선호도를 맞춰가는 것이다. 대중들과 다이내믹하고 가깝게 호흡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 공연에 대한 호응이 높다. 어떻게 기획했나.
이병민 - 단순히 재미를 주는 공연이 아닌 감동을 주는데 중점을 뒀다. 그러려면 실력이 바탕이 되어야하고 여기에 신선하면서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실제로 해보니까 힘들긴 해도 관객들의 큰 관심에 항상 감사하다. 그게 어딘가.
장경환 - 짧은 시간에 클래식이라는 분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했다. 관객들에게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호기심을 갖게 하고 동기를 부여해서 공연장을 찾아가야겠다는 기능을 할 수 있어 뿌듯하다.
▲ 공연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정진옥 - 아무래도 정해진 공간에서 노래하면서 에너지를 발휘하는 것과 달리 하늘이 뻥 뚫린 숲속음악회는 3배 이상의 에너지가 소모된다는 점이다.
장경환 -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노력을 하고 있다. 위트있는 진행과 율동이 바로 사방으로 흩어진 관객들의 시선을 모으는 것이다.
▲ 연습은 어떻게 하나.
정진옥 - 각자 강의도 하고 개별적인 활동도 하기 때문에 시간 맞추기 쉽지 않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공연이기에 소홀히 할 수 없다. 어렵지만 시간을 쪼개서 새로운 음악을 연구하고 공연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성현(36ㆍ바리톤)-일주일에 두번씩 연습실에 모여 하루 3시간 정도 연습한다. 공연 당일에도 일찍 공연장에 가서 음향과 맞춰본다. 야외공연이라 음향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번 리허설을 하면서 음향을 잡아나간다.
대담=오주영 문화부장ㆍ정리=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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