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법정 개원일보다 무려 27일이나 지각 개원하는 만큼 여야가 대선을 의식한 정략적 공방보다는 팔을 걷어붙이고 민생부터 챙기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려되는 바가 적지 않다. 민간인 불법사찰 등 핵심 쟁점들은 폭발성이 큰 데다 올해 말 대선을 앞두고 여야는 국회에서 총력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될 경우 민생돌보기는 뒷전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강 신임 의장이 여야에 각각 주문한 대승적 양보와 비판적 협력이 해법이다. 치열하게 토론하되 대승적으로 양보하고 타협하고 승복하는 새로운 정치문화를 보여야 할 것이다. 민간인 사찰 국정조사 범위나 내곡동 사저 의혹 등 핵심 쟁점들도 당리당략을 앞세워 일방적인 주장만 펼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주장도 들어가며 본연의 목적을 살려간다면 삐걱거릴 일이 없다. 진실 규명과 국민적 의혹 해소가 목적이다.
새누리당은 비정규직 차별 해소 관련 등 12개, 민주당은 반값등록금 관련 등 19개 법안을 진작 제출해 놓았다. 이들 법안은 서민층과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더욱이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낀 상태다. 국내 경기침체 가속화 현상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의 고통은 더 커진다. 정부가 내놓은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은 서민생활 안정에 중점을 두었다고는 하나 미흡하기 짝이 없다.
서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마당에 국회가 뭘 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민생을 맨 앞자리에 놓고 민생 돌보기 경쟁을 펼쳐야 한다. 특권을 내려놓고 민생 현장에 뛰어들어야 할 것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지각 개원을 하는 바람에 쟁점뿐 아니라 민생 현안을 처리하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국민들은 '민생국회' 공약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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