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택]세종특별자치시, 그 성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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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택]세종특별자치시, 그 성공의 조건

[시사 에세이]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 승인 2012-07-02 15:11
  • 신문게재 2012-07-03 20면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자치분권과 균형발전은 현대국가의 시대적 요청이며 대세다. 우리나라 역시 미래발전을 도모할 절박한 필요로부터 과도한 수도권 밀집을 해소함과 동시에 국가기능의 분산이란 과업을 이루고자 세종특별자치시를 추진하였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 1일 전국 17번째 광역자치단체로 공식 출범을 하게 됐다. 세종시는 총 사업비 22조 5000억원을 투입하여 9부 2처 2청 등 36개 국가기관이 들어서는 건국 이래 최대의 프로젝트다.

그러나 여전히 세종시가 계획대로 잘 추진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정치적 상황이나 이해득실에 따라 원안과 수정안 논란을 반복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2월에 출범하는 제18대 정부가 조직개편을 할 것으로 분명하게 예상되는 만큼 이런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흐르는 물을 거꾸로 되돌릴 수 없는 것처럼, 이미 전체 예산의 30%정도가 투입되었고, 정부기관 청사도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흔들림 없이 진행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제 남은 과제는 중앙보다는 세종시 내부에 있다. 기초에서 광역으로 급작스런 직위상승에 따른 가치혼란, 구도심과 신도심의 개발격차에 따른 갈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종시의 성공 여부는 외부요인에 의해서 결정되기 보다는 내부 구성원들의 역할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내부 구성원들의 올바른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란 판단에서 몇 가지의 당부를 하고자 한다.

첫째, 유한식 초대시장에게 바란다. 더도 덜도 말고 '세종'이란 이름에 걸 맞은 행정을 펼쳐주길 기대한다. 각종 제도를 정비해 세종시의 기반을 굳건히 하고, 명품도시건설과 전통문화를 융합하여 신구조화를 이루고, 지역인재를 양성해 두루 기용함으로써 자치역량을 강화하고, 위민정치와 이런 역량들을 바탕으로 중앙과 인근 자치단체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한다면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짧은 2년의 임기,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자신과 지역 그리고 국가의 명운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둘째, 세종시 초대의원들에게 바란다. 기초와 광역, 그리고 충북과 충남 출신들로 구성된 세종특별자치시의회는 그 다양성만큼이나 많은 역할을 해야 하고 그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소지역주의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으로서의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광역의회로 출발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전문성 향상을 위한 스스로의 노력과 시스템구축에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현실에선 지역의 전문가들을 잘 활용하여 부족함을 채우는 지혜도 필요하다. 전문가 멘토링제는 주어진 현실 속에서 가장 효율성이 높은 제도다.

셋째, 세종시민들에게 바란다. 누가 뭐라해도 위대한 세종시를 지켜낸 사람은 지역주민들이었다. 지금까지는 물리적인 힘도 필요했다면 이제부터는 슬기로운 지혜와 조직된 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시민의식의 함양과 함께 주민들의 적극적인 시정참여가 선행돼야 한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닌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다. 적극적인 관심과 긍정적인 생각 그리고 부지런한 참여정신으로 명품세종시의 주인이 되길 바란다.

넷째, 언론과 NGO단체에 바란다. 요즘 세종시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이 언론사고 시민단체들이다. 관(官)에 강한 것이 이런 기관들이고 보면 예상할 수 있는 결과다. 특히 이런 기관들은 검과 같아서 잘 쓰면 선을 이루지만 잘못 쓰면 큰 화를 불러 온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물론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봐서는 국가발전에 큰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세종시에 생겨나는 이들 기관의 숫자는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간 세종시의 완성을 위하여 빛과 소금의 역할을 철저히 해주길 부탁한다.

세종시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이제 전적으로 지역의 정신에 달려 있다.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익을 생각하는 민주시민정신과 공동체의식, 그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오늘 “민본정치(民本政治), 위민행정(爲民行政)”을 펼친 600여년전 세종의 환생을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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