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용]내 마음속 인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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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용]내 마음속 인도주의

[중도마당]민경용 대한적십자사 대전ㆍ충남지사회장

  • 승인 2012-07-02 14:12
  • 신문게재 2012-07-03 20면
  • 민경용 대한적십자사 대전ㆍ충남지사회장민경용 대한적십자사 대전ㆍ충남지사회장
▲ 민경용 대한적십자사 대전ㆍ충남지사회장
▲ 민경용 대한적십자사 대전ㆍ충남지사회장
지난 달 대전의 17세 소년이 물에 빠진 어린아이를 구하고 소중한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이 학생은 청소년적십자(RCY) 단원으로 응급처치경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정도로 인명구조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었다. 이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후배의 생명을 구하며 영웅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했다.

최근 각박한 사회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따뜻한 일이다. 어린 청소년의 모습이라고도 쉽게 믿기지 않는 일이다.

밝은 미래와 꿈을 키워가고 있을 나이에 가족들과 주변의 안타까운 눈물 속에 떠나간 아름다운 청년에게 진심을 다해 애도를 표한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고 학교폭력에 의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심심찮게 들리는 시기다.

이러한 시기에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가 들리는 것은 우리 마음속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다.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하고 남을 구하는 신념을 우리는 '인도주의'라 칭한다. 그 인도주의 활동의 중심에는 적십자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적십자사는 1863년 스위스의 청년실업가인 앙리뒤낭에 의해 창설돼 전세계 18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적 전문구호단체다.

1859년 사업차 프랑스에 가던 앙리뒤낭은 이탈리아 독립전쟁 중 가장 치열한 전투로 기록된 솔페리노 전투의 참상을 목격했다. 그는 마을의 부녀자들과 농민들의 힘을 모아 아군과 적군 구별 없이 생명보호를 위해 자원봉사를 실시하게 된다. 이후 앙리 뒤낭은 전쟁터에서 처참하게 죽어가는 군인들을 목격한 후에 비참함과 통탄함에 회고록을 쓰게 된다.

'솔페리노의 회상'이라는 회고록을 통해 그는 전쟁 부상자를 위한 구호단체를 설립하고 전투 시에는 군 의료기관이 제 임무를 다할 수 있도록 조력하자고 역설했다. 인도주의 정신 구현을 위해 적십자 운동의 창설 모체인 5인 위원회를 결성하게 된 것이다.

훗날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알버트 슈바이처 박사는 '적십자는 어둠을 밝히는 등불입니다. 이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은 우리 모두의 의무입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적십자사는 우리 곁에서 인간의 생명보호와 존엄성을 지키고자 묵묵히 일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의 위탁사업인 혈액사업이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져 적십자사 하면 헌혈하는 곳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서 안타까울 뿐이다.

적십자사는 헌혈사업 외에도 우리 주변의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사업부터 시작해 각종 안전교육활동, 청소년 사업 등 사회 전반의 안전망 구실을 하고 있다.

또 OECD국가 중 선진국대열에 합류하면서 주변의 어려운 나라에도 국제지원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는 그 근본적인 목적은 누가 뭐라 해도 인도주의를 향한 사회의 외침을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환경의 변화에 따른 자연재해의 증가와 더불어 급속한 산업화발전에 따른 인명피해, 정치적ㆍ종교적 이념차이로 말미암은 전쟁까지도 적십자사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적십자사는 고귀한 인간의 목숨을 보전하고자 다방면으로 모색하고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공정한 상이라 칭송받는 노벨평화상을 적십자사의 창립자와 연맹에서 세 번이나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이러한 영광도 적십자의 노력에 대한 결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서로 돕는 사회, 아껴주는 사회, 꿈이 있는 사회를 위한 모두의 바람이 희망의 등불을 이어가는 적십자사의 인도주의 활동으로 말미암아 평화의 등불이 활활 타오르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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