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호]산업공동화 현상과 수출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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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호]산업공동화 현상과 수출기업의 대외경쟁력 강화

[경제칼럼]이필호 한국무역보험공사 대전충남지사장

  • 승인 2012-07-01 13:28
  • 신문게재 2012-07-02 21면
  • 이필호 한국무역보험공사 대전충남지사장이필호 한국무역보험공사 대전충남지사장
▲ 이필호 한국무역보험공사 대전충남지사장
▲ 이필호 한국무역보험공사 대전충남지사장
산업공동화 현상이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다. 각국 기업이 상대적인 이해타산에 따라 생산거점을 중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기업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원인으로 힘겨운 노사관계, 비싼 노동력, 고물류비용 등을 들 수 있다.

A 기업이 있었다. 이 기업은 무역보험공사의 수출신용보증 보증서를 50억원 정도 사용했는데 개성공단에 진출한 후 몇 해가 지나지 않아 비용절감을 통한 경영개선으로 대출금을 전액 상환했다.

개성공단내 북한 근로자의 임금은 월 60달러 미만이다. 한국 근로자 1명의 인건비로 30명의 북한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다. 한국근로자 1명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를 월150만원으로 산정했을 때 1000명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는 월15억원인 반면 개성공단에서 생산할 경우에는 월7000만원 미만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제 글로벌기업들은 브랜드 하나만 가지고 움직인다. 즉, 브랜드 가치가 제품의 가치다. 어디에서 만들어졌는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인건비와 물류비 등에서 절감되는 달러는 또 다른 투자처를 찾아 자본 이동이 이뤄진다.

이들 잉여자본은 투자라는 얼굴로 각국 금융시장을 넘나들면서 사냥거리를 찾는다. 문제는 뮤추얼펀드가 주식, 채권 등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데 반해 상당수의 헤지펀드는 주식 채권만이 아니라 파생 금융상품 등 고위험, 고수익상품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 현재 국제 금융시장에서 활동 중인 헤지펀드는 3000여개로 추산되며 자산규모 200억 달러가 넘는 퀀텀펀드나 타이거펀드가 그 대표적인 예다. 바로 이들 헤지펀드가 국제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주범이자 가해자이기도 하다. 1997년의 IMF외환 위기나 2008년 리먼브라더스사태 등 이러한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투기성 높은 헤지펀드를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이렇게 금융위기가 닥칠 때면 한국경제는 유독 환율에 취약했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선진화된 환율 예측프로그램 부재다. 즉, 기축통화국인 미국에서 소홀하게 다루는 외환관리 경제학을 배우고 길들여진 유학생들이 한국으로 돌아와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고 그 인식의 결여는 환율예측 프로그램개발에 대한 투자의 소홀로 이어진다. 둘째, 한국금융 인프라의 안정성 결여, 즉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자와 회수를 자주 반복하는데 그 이유는 수익성은 높으나 안정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셋째, 정책당국의 공격적인 환율방어와 외생적변수의 발발로 인한 환율의 요동과 불안정화의 빈번한 발생을 들 수 있다.

이처럼 한국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소들이 상존하고 있는 현실이며 수출의존율 85%인 한국경제에 유로존의 위기 또한 험난한 장애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7일 시행된 2차 그리스 총선에서 신민당 등 긴축 찬성파가 승리해 단기적으로 그리스 리스크는 다소 완화됐으나 유로본드 발행, 유동성공급을 위한 실효성 있는 유로은행 동맹 등의 획기적 방안이나 유로존의 정치적, 재정적 이슈가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남유럽을 중심으로 한 재정위기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시장의 불안 심리는 소비,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실물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대외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국내경기도 둔화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수출은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고 무역수지는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불황형흑자 패턴으로 볼 수 있다.

한국경제가 대내외적으로 실물경제의 침체와 국제금융시장 불안정 등의 높은 파고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대외거래에 있어서 우리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 수출기업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하고 수출거래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대금회수 위험은 무역보험을 통해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중소 수출기업이 대외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글로벌 경기침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불황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해 한국경제가 양질의 토양으로 자양분을 배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수출지원기관의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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