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정중동(靜中動)으로 공감하는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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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정중동(靜中動)으로 공감하는 교육

[월요아침]김종성 충남교육감

  • 승인 2012-07-01 13:28
  • 신문게재 2012-07-02 20면
  • 김종성 충남교육감김종성 충남교육감
▲ 김종성 충남교육감
▲ 김종성 충남교육감
산하에 눈꽃이 핀 겨울을 지나 목련이 피던 봄날은 가고, 아카시아 꽃과 함께 온 뻐꾸기도 떠났다. 때 이른 무더위 속에서 계절은 어느덧 신록이 우거진 여름이다. 대자연은 조용한 가운데 절기의 흐름을 타고 '정중동'(靜中動)하고 있다. 정중동은 표면적으로는 조용한 가운데 내면적으로는 부단히 움직이는 상황이다. 정(靜)은 고요하고, 맑아 부산스럽지 않은 내면적 상황이며, 동(動)은 변화하고, 느껴 진화하는 외연적 상황이다. 교육에서 추구하는 정중동은 성급하거나 부산스럽지 않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본질을 추구하여 진일보하는 상황이라 할 것이다.

송나라 때 어리석은 농부가 빨리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내기한 논의 모를 뽑아 키를 키우고 흐뭇해하는 농부의 말에 가족들이 가보니 벼들은 이미 말라 있었다. 맹자에 나오는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는 고사성어로 무슨 일이든 성급한 결과에 연연하면 일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준다.

교육감 취임 무렵에는 학생들의 학력이 전국에서 최하위였고, 충남 교육계가 불안정한 상황이어서 중압감을 느끼면서 발묘조장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마음은 급했지만, 교육은 혁신적인 방법보다는 바람직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급한 마음을 다스렸다. 이는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사 시절부터 교육행정을 하면서 늘 잊지 않았던 교육에 대한 철학이요 소신이었다.

충남교육 가족과 도민들의 의견을 겸허하게 경청하며 정책을 추진한 지 어언 2년이 되어 임기의 전환점에 이르렀다. 그동안 충남교육청이 다양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교육정책을 신뢰하고 협조해 주신 도민과 학교교육공동체, 급변하는 교육 현장에서 스마트 시대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한 교원들의 노력에 감사한다. 최하위권이었던 학력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에서 전국 최고의 향상도에 도달했고, 시도교육청 평가에서 1위를 거두었으며, 올해에는 대입수능시험에서 지난해 대비 전국 최고 향상도를 보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육의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이는 '바른 품성 5운동'으로 품성을 도야해 학교 폭력을 근절시키고, '책 읽는 충남교육'으로 배경 지식과 창의성을 함양하며, '스마트학생동아리 활동' 활성화로 문화 예술 및 스포츠 활동을 강화하여 특기 및 진로를 개척하고, '국어 시가, 영어교과서 외우기'로 바른 공부법을 정착시키는 등 학생의 입장에서 바른 품성 알찬 실력을 갖추도록 노력한 결과라 자부한다.

지금 일선 학교는 주 5일 수업제 전면 실시, 교육과 돌봄을 추구하는 교육 복지, 학력관의 변화,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노력, 학부모나 지역사회의 학교 참여 및 교육 기부 확산 등 학교 현장 변화의 폭이 다양해 업무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글로벌 시대 인재 육성을 위해 교육이 감내해야 할 시대적인 요구라 생각된다. 교육가족 모두가 소통과 공감으로 감내하기를 당부하며 우리 교육청도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다.

충남교육청은 '조용함 속에서의 조용함보다는 움직임 속에서 조용함이 있을 때 비로소 하늘과 땅을 관통하는 리듬이 나타난다'는 채근담(菜根譚)의 경구처럼 약동하되 부산스럽지 않게 조정하고 지원할 것이다.

학생은 폭력 없는 학교 문화에서 역량과 감성을 갖추고, 충남 학력 New 2.0, 스마트학생동아리 활성화로 알찬 공부법과 진로를 탐색하도록 하겠다. 학교 특성에 맞는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도록 지원할 것이며, 교원들은 교수법, 진로 및 상담, 공부법 전문가가 되도록 컨설팅 장학을 정착시켜 변화를 주도하는 당당한 교원상을 정립할 것이다. 또, 찾아가는 학부모컨설팅으로 참여와 소통의 교육공동체 문화를 조성하고, 이러한 교육활동이 조용한 가운데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청렴한 행정, 현장 체감형 업무경감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다.

대지를 마르게 하고 농민들을 애태우던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열대성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 또한 급격한 산업화가 인간의 욕심을 성급하게 발묘조장한 결과라 한다. 충남교육이 정중동(靜中動)으로 공감하는 교육을 추구하는 연유도 학생들이 성급하지 않게 문제 해결의 지혜를 모을 줄 아는 미래 인재로 자라게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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