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규의 묵향이야기]옥석혼효(玉石混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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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규의 묵향이야기]옥석혼효(玉石混淆)

옥과 돌이 뒤섞임, 좋은 것과 쓸모없는 것이 뒤섞여 있음을 비유

  • 승인 2012-06-27 14:09
  • 신문게재 2012-06-28 11면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출전(出典)은 포박자(抱朴子) 외편 상박(外編 尙博)이다. 동진(東晉)시대 도가 계열의 철학자인 갈홍(葛洪)은 포박자의 저자인데, 이 책으로 인해 도교가 하나의 사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 책의 상박편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시경(詩經)이나 서경(書經)이 도의 큰 바다라고 한다면 제자백가(諸子百家)의 글은 이것을 보충하는 냇물의 흐름이다. 방법은 달라도 도를 닦는 데는 다름이 없다. 옛사람들은 재능을 얻는 어려움을 탄식하여 곤륜산(崑崙山:중국 전설상의 산)의 옥이 아니라 해서 야광주(夜光珠)를 버리거나 성인(聖人)의 서(書)가 아니라 해서 수양에 도움이 되는 말은 버리지 않았다.

또 천박한 시부(詩賦)를 감상하는가 하면 뜻 깊은 자서(子書)의 서를 가볍게 여기며 유익한 금언(言)을 하찮게 생각한다. 그래서 참과 거짓이 뒤바뀌고(진위전도:眞爲顚倒) 옥과 돌이 뒤섞이며(옥석혼효:玉石混淆) 아악(雅樂)도 속악(俗樂)과 같은 것으로 보고 아름다운 것도 누더기로 보니 참으로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 옥석혼효.
▲ 옥석혼효.
진애(塵埃)도 쌓이면 태산이 되고, 많은 색깔이 어우러져 현란하고 아름다운 무지개를 이룬다는 것도 모르는 것이라고 탄식하였다. 또한 천박한 시부(詩賦)를 감상하는가 하면, 의의 깊은 자서(子書)의 서(書)를 가볍게 여기며 유익한 금언(金言)을 하찮게 생각했다. 그래서 참(眞)과 거짓(僞)이 전도되고 '옥과 돌이 뒤섞이며(온석혼효)' 아악(雅樂)도 속악(俗樂)과 같은 것으로 보고 아름다운 옷도 누더기이고 보니 참으로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경옥(硬玉)이나 연옥(軟玉)이 돌과 섞여 있는 점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 훌륭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사람으로 치면 현우(賢愚)가 한데 섞여 뒤범벅이 되어 있는 것을 가리킨다.

항시 좋은 일만 있지 아니하고, 좋은 일이 계속된다고 언제나 만족함이 계속되는 것이 아니다. 옥석혼효(玉石混淆)처럼 옥에 돌이 섞여 있다고 탓하지 말고 돌을 조금씩 제거해 자기의 주위를 옥(玉)과 같은 덕(德)으로 실천해 간다면 끝에는 옥(玉)만으로 된 최고의 품질이 될 것이다.

박일규 대전둔산초교장, 前충남서예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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