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승부차기 악몽에 울며 '축구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잉글랜드는 25일(이하 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8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까지 120분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무릎을 꿇었다.
1996년 대회 이후 16년 만의 4강을 노렸던 잉글랜드는 씁쓸하게 대회를 마감했다. 2004년 이후 8년 만의 8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메이저대회 승부차기 승부는 1승6패, 더 나빠졌다.
반면 잉글랜드전 4연속 무패를 기록한 이탈리아는 유로2000 준우승 이후 12년 만에 대회 4강에 올랐다. 이탈리아는 29일 독일과 준결승에서 역시 12년 만의 결승행을 노린다. 여기서 이기면 스페인-포르투갈의 4강전 승자와 7월 2일 결승전을 치른다.
잉글랜드가 다 잡은 대어를 놓친 경기였다. 잉글랜드는 전력상 앞서는 이탈리아에 경기 내내 밀렸다. 연장까지 120분 동안 슈팅 수에서 9-36, 유효 슈팅에서도 1-8로 뒤졌지만 용케 실점하지는 않았다.
연장에서 터진 이탈리아의 골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지면서 잉글랜드의 의도대로 경기가 흐르는 듯했다.
승부차기에서도 이탈리아의 두 번째 키커 리카르도 몬톨리보가 실축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2-2로 맞선 가운데 골을 넣으면 잉글랜드가 앞서갈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또다시 잉글랜드를 외면했다. 세 번째 키커 애슐리 영의 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한 데 이어 다음 키커 애슐리 콜의 슛은 이탈리아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의 선방에 막혔다. 그 사이 이탈리아는 노체리노와 디아만티가 골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경기 후 호지슨 감독은 “또다시 승부차기에서 졌지만 우리 팀은 충분히 잘 해줬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주장 스티븐 제라드는 “이탈리아가 잘 했고, 운도 따랐다”면서 “잉글랜드의 수비가 좋았지만 가슴 아픈 결과가 나왔다”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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