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전출자 명단에 오른 직원들은 표정관리에 들어간 반면, 신청서를 냈다가 탈락한 직원들은 인사 기준이 뭐냐며 내부 게시판을 통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일부 직원의 경우 신청서를 내지 않았는데도 전출 확정자 명단에 올라 있어 인사권자와의 사전 교감설이 나돌고 있는가 하면, 어떤 공무원은 세종시장 당선자로부터 축하전화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직원 간 위화감까지 생겨났다.
세종시로부터 전출 확정자 명단이 도착한 지난 20일 도청 내부게시판은 탈락한 직원들의 불만 섞인 글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도청 직원 A씨는 내부 게시판 토론방에 '세종시 전출 장난하십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당초 통보한 신청자격이나 기준과는 다르게 세종시 전출자 명단이 확정됐다. 기준을 만들어 통보하지나 말지 장난 하십니까”라며 강한 불만을 보였다.
직원 B씨는 “현원 전출 31명은 너무 적다. 우수인력을 빼앗기는 것은 손실이지만,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좋은 기회였다”면서 “도에서 힘 좀 썼다는 게 이 정도냐”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평가결과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직원 C씨는 “세종시로 가는 명단을 출범준비단에서 요청해온 형태를 취했는데, 한점 오해가 없도록 평가결과가 공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 분위기를 추스르는 글도 올라왔다. 직원 D씨는 “이번에 뽑힌 사람들은 세종시에서 필요한 자원으로 판단해서 뽑혔든지 아니면 개인적으로 세종시장과 연줄이 있을 것”이라며 “도에선 신청서를 받아 준 것 밖에 없고 일을 저지른 것은 세종시다. 이런 일로 내부적으로 분란을 일으키지 말자”고 당부했다.
도청 공무원노조는 이번 전출인사에 대해 '세종시장 당선자의 꼼수인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유한식 세종시장 당선자는 당선 전의 입장과는 다른 행보를 하고 있어 참으로 유감스럽다”면서 “세종시에만 유리한 전입조건을 내세워 충남도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도 모자라 전입자 선발 때 세종시장 당선자 및 측근들에게 줄서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세종시 출범준비단은 지난 20일 충남도의 이체정원 22명을 포함한 53명의 전출 확정자 명단을 보내왔다. 직급별로는 4급 1명, 5급 12명, 6급 13명, 7급 19명, 8급 3명, 기능직 5명이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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