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태]이동훈 미술상 10년, 그 회고와 전망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최종태]이동훈 미술상 10년, 그 회고와 전망

[기고]최종태 조각가ㆍ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이동훈미술상 운영위원장

  • 승인 2012-06-21 14:18
  • 신문게재 2012-06-22 20면
  • 최종태 조각가최종태 조각가
▲ 최종태 조각가ㆍ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이동훈미술상 운영위원장
▲ 최종태 조각가ㆍ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이동훈미술상 운영위원장
대전시립미술관에서는 이동훈미술상 10년을 회고하는 기념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동훈 선생의 그림을 비롯해 장리석, 전혁림, 서세옥 등 큰 상을 받은 노() 대가들의 작품 10여점과 대전지역의 젊은 작가에게 주어지는 특별상 수상작가들의 작품 30여점이 걸려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보는 이들 모두가 쾌재를 불렀다. 이렇게 신선하고 이렇게 진지하고 또 이렇게 건전할 수가 있는가. 그동안 심사했던 이들 모두가 한 목소리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동훈미술상을 우리 대전에서 행사하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등단할 젊은 수상자들을 생각할 때 대전미술의 앞날의 영광이 훤히 내다보이는 듯 싶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미술수준은 아시아에서 그 정상을 달리고 있다. 일본은 더 이상 진전을 멈춘 듯하고 중국은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았다. 인도미술이 서구미술을 받아 들인지 200년이 넘었지만 토착화하고 세계화하는 데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의 현대미술은, 특히 젊은 작가들의 수준은 세계 어디에다 내놔도 부족함이 없다. 여기 특별상을 수상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뉴욕이나 파리에 옮겨 놓아도 하나도 부끄러움이 없다 하겠다. 패기 넘치는 대전의 젊은 작가들의 아름다운 작품들이 한밭의 공간을 수놓고 있다. 나는 속으로 내 고향 대전만세를 불렀다.

지금으로부터 꼭 65년 전 대전역 앞에는 미국공보원이 있었다. 거기에서 충청남북도 학생미술전람회가 열렸다. 주최는 미국공보원이 했지만 그것을 주관한 이가 이동훈 선생이었다. 당시 선생은 대전사범학교 미술교사였다. 각지에서 학생들이 출품하여 입선이나 특선을 했고 그들 중 상당수가 훗날 미술대학에 진학했다. 대전 땅에다 처음으로 미술이라는 씨앗이 뿌려진 것이다. 그이가 화가 이동훈 선생이었던 것이다.

그 분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전시가 이동훈미술상을 제정하였다. 그동안 10회에 걸쳐서 매년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주최 측을 비롯해서 특히나 심사를 맡은 사람들로서는 한 가지 궁금한 게 있었다. 과연 상 받은 작가들의 작품이 어느 정도의 수준 인가하는 궁금함인데 그것이 이번 수상 작가들의 작품 전시로 말끔히 씻겼다. 왜냐하면 심사를 하는데 제출된 자료가 사진이었기 때문에 실제 그림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이 풀렸다. 이동훈미술상은 대전미술의 발전을 위해서 훌륭하게 기여를 하고 있다. 10년전 이 상을 만든 염홍철 시장의 혜안에 경의를 표한다.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기꺼이 맡아서 훌륭하게 정착시킨 중도일보사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더욱 멋있는 미술상으로 발전시켜 줄 것을 기대한다. 이번 특별전을 기획하고 애쓴 대전시립미술관 여러분들에게도 특별히 감사를 드린다.

이동훈 선생의 그림을 오랜만에 다시 볼 수가 있었다. 향토색 짙은 화면에는 밝고 고결한 인품, 그리고 사랑이 생명이 되어 넘치고 있었다. 예술의 발전은 엄격하고 냉정한 평가활동이 우선해야 한다. 평가활동이란 옳은 걸 옳다고 하고 좋은 것을 좋다고 하는 작업을 일러 하는 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가치를 자리매김하는 일이다. 이동훈미술상운영위원회는 뜻한 바대로 좋은 예술가를 찾아 높이는 그런 일을 쉬지 않고 계속 잘해나갈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최고의 가치를 찾아 이 땅에 심고 가꾸며 이루는 작업이다. 철학자 야스퍼스가 일본 법륭사에 있는 백제의 목조 미륵반가상을 보고서 인간정신의 더할 수 없이 높은 이상의 구현이라고 극찬하였다. 소설 『25시』를 쓴 게오르규는 서울에 와서 '세상이 병들어 있을 때 시인의 마음은 아프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예술이란 종국에 가면 치유하는 일이며 평화구현을 향한 끝없는 도전인 것이다. 누구의 말이던가. '아름다움이 인류를 구원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1.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2.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3. 대전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남대 공동학술 세미나
  4.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5. "함께 새마을, 미래로! 세계로!"

헤드라인 뉴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실낱 희망도 깨졌다

2026년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2024년 가을 문턱을 넘지 못하며 먼 미래를 다시 기약하게 됐다. 세간의 시선은 11월 22일 오후 열린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이하 산건위, 위원장 김재형)로 모아졌으나, 결국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산건위가 기존의 '삭감 입장'을 바꾸지 않으면서다. 민주당은 지난 9월 추가경정예산안(14.5억여 원) 삭감이란 당론을 정한 뒤, 세종시 집행부가 개최 시기를 2026년 하반기로 미뤄 제출한 2025년 예산안(65억여 원)마저 반영할 수 없다는 판단을 분명히 내보였다. 2시간 가까운 심의와 표..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드림인대전]생존 수영 배우다 국가대표까지… 대전체고 김도연 선수

"생존 수영 배우러 갔다가 수영의 매력에 빠졌어요." 접영 청소년 국가대표 김도연(대전체고)선수에게 수영은 운명처럼 찾아 왔다. 친구와 함께 생존수영을 배우러 간 수영장에서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고 초등학교 4학년부터 본격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김 선수의 주 종목은 접영이다. 선수 본인은 종목보다 수영 자체가 좋았지만 수영하는 폼을 본 지도자들 모두 접영을 추천했다. 올 10월 경남에서 열린 105회 전국체전에서 김도연 선수는 여고부 접영 200m에서 금메달, 100m 은메달, 혼계영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려 3개의..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현장]구청·경찰 합동 쓰레기집 청소… 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속보>="내 나름대로 노아의 방주 같아…'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식으로, 환경이 다른 사람하고 떨어져서 살고 싶어서 그런 거 같아요." 22일 오전 10시께 대전 중구 산성동에서 3층 높이 폐기물을 쌓아온 집 주인 김모(60대) 씨는 버려진 물건을 모은 이유를 묻자 이같이 대답했다. 이날 동네 주민들의 오랜 골칫거리였던 쓰레기 성이 드디어 무너졌다. <중도일보 11월 13일 6면 보도> 70평(231.4㎡)에 달하는 3층 규모 주택에 쌓인 거대한 쓰레기 더미를 청소하는 날. 청소를 위해 중구청 환경과, 공무원노동조합, 산성동 자율..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