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시국선언 교사 해임은 부당”

전교조 간부 승소 판결… “주도간부 징계는 정당”

●전교조 학교복귀 촉구

2009년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시국선언으로 해임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간부 교사들이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함께 진행된 소송에서 또 다른 교사들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은 인정됐다.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어수용)는 20일 전직 전교조 간부들이 각각 대전시교육감과 충남도교육감 등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등의 소송과 관련한 선고 공판에서 해임된 2명의 교사에 대한 해임처분 취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먼저 2009년 전교조 교사들의 시국선언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당시 충남지부장 윤모(57)씨가 충남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시국선언의 내용이 그 자체로 위헌적이거나 반사회적인 것은 아니며, 원고가 당시 노조 전임자로 수업결손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며 “원고의 행동이 최근 수년간의 징계사례에 있어 해임처분의 사유가 된 행위들과 동일시 할 정도의 윤리적ㆍ도덕적 비난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해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고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이유로 해임된 전 전교조 사무처장 임모(51)씨에 대해서도 해임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같은 이유로 6명의 전교조 간부들에게 내려진 정직과 감봉 등의 징계처분에 대해서는 정당성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무원인 원고들이 실정법을 위반해 적극적 정치활동을 하고, 전교조 간부로 시국선언 추진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이 인정된다”며 “원고들에 대한 징계처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것으로서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전교조 충남지부는 20일 시국선언으로 해임된 교사들의 학교 복귀를 촉구했다.

이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