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전팔기' 이인숙씨 신지식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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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전팔기' 이인숙씨 신지식인 선정

'국내 1호 女제과기능장' 화과자 개발 보급 등 인정… “재능보단 노력”

  • 승인 2012-06-18 18:42
  • 신문게재 2012-06-19 22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 이인숙 대표
▲ 이인숙 대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재능은 있으나 마나 합니다. 남들보다 조금 나은 기술을 갖고 있다고 절대 자만해서도 안 됩니다.”

'국내 여성 최초 제과기능장' 타이틀을 보유한 이인숙(53ㆍ㈜미나미 대표ㆍ사진)씨가 '지자체와 연계,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기능성 화과자 개발 및 일상 먹거리로의 전환 유도' 사례를 인정받아 최근 행정안전부와 한국신지식인협회가 주관한 '2012 대한민국 신지식인'에 선정됐다.

이 대표의 경력은 화려하지만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30세가 되던 1990년 2월, 10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접고 일본으로 유학길에 오르면서 역경은 시작됐다.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가 공무원을 그만두고 홀로 유학길에 오르자 부모의 반대는 물론 주변 또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씨는 여고시절 단아하고 곱상한 외모와 더불어 남다른 재주가 있어 학생실기기능경기대회 의상부문에서 수상했고, 이후 공주시청 비서실에서 근무하면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씨는 문득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서 부모님도 반대한 일본 유학길에 무작정 올랐다.

공무원 생활 중 모은 돈으로 힘겨운 유학생활을 하면서 비싼 등록금(일본 동경제과전문학교)과 웨딩케이크 과외교습 학비를 버느라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작은 체구와 곱상한 외모, 여성이라는 이유로 많은 이들의 무관심과 냉대를 받으면서도 학업과 기술 연마에 매진했다.

어렵게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뒤에도 당시의 국내 제과제빵 업계 분위기는 여성을 반기는 상황이 아니어서 서울의 한 유명 업체에 취직, 설거지부터 다시 시작했다.

실력과 재능이 뛰어났지만 이씨가 설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은 것이다.

포기하지 않은 이씨는 2003년에 '국내 여성 1호 제과기능장'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40대 중반이 돼서야 든든한 지원군인 남편을 만나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2006년에는 한 방송사의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서 '화과자 달인'으로 선정됐고, 2008년에는 '화과자 최강 달인'에 선정되는 등 기술을 인정받았다.

이씨의 목표는 아직 진행형이다. 국내 최초 여성 제과기능장을 넘어 내년에는 '국내 여성 1호 제과 명장'에 도전하기 위해 한걸음씩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화과자는 일본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이제는 질감과 식감 등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량되고 있다”며 “화과자 뿐 아니라 화과자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 개발은 물론 케이크 장식물과 머핀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사업가적 마인드를 내비쳤다.

또 “모든 일이 그렇듯 노력 없이 쉽게 얻는 것은 없다”며 “앞으로 남은 1차 목표는 명장이 되는 것이고, 이후에는 움직일 힘이 있을 때까지 계속해서 배우고, 후배나 제자들을 위해 교육에 매진할 것”이라며 화과자에 대한 무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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