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법학부 천덕꾸러기 전락

로스쿨 개원후 시간강사 비율 높아지고, 일부과목 개설 안해

충남대 법과대학 법학부가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개원 이후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충남대에 따르면 법과대학은 로스쿨 개원 이후부터 입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있으나 현재 2009년 이전 입학한 학생 294명이 남아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로스쿨 개원 4년 이후인 올해까지 기존의 법학대학을 폐과시키려했으나 학생들의 반대에 부딪혀 유예기간을 2018년으로 연장시켰다.
그러나 법대 학생들은 로스쿨 개원 이후 전임교수들의 수업 마저 박탈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학대학 한 졸업생은 지난 2월 20일 학교 홈페이지 '학교에 바란다'에 '법학부 학생과 법대 대학원생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고발한다'는 글을 통해 “없어질 법학부라고 하지만 엄연히 법에 의해 보장돼 있는 수업권이 침해됨은 다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법학부 재학생들이 로스쿨의 의붓자식이 아니다”며 “얼마남지 않은 법학부의 존속 기간이지만 다시는 저처럼 모교에 회한이 남지 않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법학대학 학생회 자료에 따르면 로스쿨 개원 이전인 2008년 법학부 강의의 시간강사 비율은10% 였으나 개원 이후 법학부 강의의 시간강사 비율은 ▲2010년 1학기 56.5%▲2010년 2학기 71.4%▲2011년 1학기 66.6% ▲2012년 1학기 33% 등으로 높아졌다.

또한 로스쿨 개원 이전에 개설됐던 형사정책, 서양법제사 등 일부 과목들은 개설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학생회 한 관계자는 “법과대학 소속 교수들이 로스쿨 개원 이후 로스쿨 소속으로 바뀐 상태로 교수들은 의무 사항인 로스쿨 주중 6시간 수업만 하면 된다”며 “결국, 교수들의 입장에서 법과대학 수업이 자원 봉사가 될 셈으로 시간강사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쿨 한 관계자는 “일부 과목에 대해서는 분반이 불가능하지만 개설과목들은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moons@